주인공(나)이 남편에게 집착하는 수준은 광기에 가깝다. 남편이 레스토랑에서 (평소와는 다르게) 라사냐를 시켰기 때문에 울고, 부부모임에선 나를 귤에 비유했기 때문에 세상이 무너진다. 남편이 자신에게 상처줄 때마다 징벌 노트에 적어놓고 나름의 징벌을 가하지만, 그것 또한 다분히 자기 파괴적이다. 더 사랑하는 쪽이 약자인건 맞는데 은은하게 돌아있는 약자인데다 남편도 만만찮은 도른자였다. 세상에 쉬운 관계는 없구나. ˝내 남편에게는 이제 이름이 없다. 그는 내 남편이다. 그는 나에게 속해있다.˝ (P.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