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내 손을 잡을 때 - 나의 오늘을 춤추게 하는 철학의 한마디
김수영 지음 / 우리학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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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말하는 "아모르 파티".는 엎질러진 물을 앞에 두고 우는 아이에게 건네는 위로의 메시지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제 먼 길을 떠나려 신발 끈을 조이는 아이에게 전하는 용기의 메시지입니다. 네가 선택하는 길, 그것을 믿어라. 네가 목표로 삼은 지점까지 갈 힘을 지녔다는 사실, 그것을 믿어라. "아모르 파티".는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빛나는 미래를 열어갑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P.31-32) - P31

플라톤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철학적으로 매우 복잡한 이론들을 남겼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플라톤의 책을 펼치면 무수한 질문과 논쟁이 발견될 뿐, 우리가 생각하는 이론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사실 좀 당황스럽기까지 하죠. 그래서 예전에 플라톤 연구자들은 플라톤에게는 이른바 ‘쓰이지 않은 이론‘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략)
전문 연구자들 사이에서 이제 이 주장은 힘을 많이 잃었습니다만, 이런 주장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철학은 항상 어떤 이론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철학이 반드시 정교한 이론의 형태를 띠는 것은 아닙니다. 철학은 세상에서 벌이는 활동이고 세상을 보는 시선이며 세상을 향한 어떤 자세와도 같습니다. - P52

아리스토텔레스는 돌연 길이 사라지면, 우리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에 크게 당황하여 놀라고 이를 극복하려고 철학을 시작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혹시 이런 경험이 있나요?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한 분야에서, 실상은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당혹스러운 경험. 이런 놀라움이 철학의 시작점입니다.
여기서 놀라움은 새로운 것이 갑자기 나타나서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낯익은 것이 사라져서 생기는 감정입니다. 당연한 것이 더 이상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을 때, 철학적인 놀라움이 시작됩니다. - P56

하늘 높이 나는 독수리나 매가 아니라 부엉이가 지혜의 상징인 이유는, 어두움 속에서도 사물들을 잘 구별할 수 있는 특징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세상은 늘 어둡습니다. 밝고 환한 상태에서 세상의 변화를 판단하고 싶지만, 세상은 늘 자신의 참 모습을 가리고 있지요. 우리에게 참된 의미의 지적 도전이 요구될 때는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암흑의 시간입니다. 지혜는 낮의 덕목이 아니라 밤의 덕목입니다. 세상에 지혜가 귀하고 가치 있는 이유는, 그만큼 주변이 어두워 분별하고 인식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 P60

개인은 자신의 주요 권리를 국가에 양도함으로써 범죄에 대한 사적 제제는 포기하고 해당 권한을 국가에 위임합니다. 따라서 권력은 본래 시민을 보호해야 하며 시민은 자신들이 양도한 권력이 올바르게 행사되지 않을 때 이를 회수할 수 있습니다. 홉스는 이렇듯 사회의 성립과 유지의 근거를 자기 권리를 공적 주체에 양도한 시민들 사이의 계약에서 찾습니다. - P102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프로타고라스의 유명한 주장입니다. 여기서 인간은 보편적 인간이 아니라,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의미한다는 것이 다수 연구자의 해석입니다. 그러니까, 각 사람이 자신만의 평가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말로 해석됩니다. 나의 기준과 너의 기준, 우리의 기준과 그들의 기준이 다르니 서로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겠죠. 이런 입장을 우리는 흔히 ‘상대주의‘라고 합니다. - P174

민주주의는 상대주의를 옹호합니다. 거꾸로 말해서 상대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토양에서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생각과 취향에서 완전히 독립된 절대적 진리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부정합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에 의존하는 제도이고, 다수결은 서로 다른 생각과 취향 들을 충분히 존중한다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즉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다".라는 말로 상대주의를 강하게 옹호했던 프로타고라스는 당시 민주주의의 핵심 정신을 잘 표현한 셈입니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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