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국내총생산, 즉 GDP로 경제성장을 측정하려는 것일까? GDP는 한 국가에서 한 해 동안 거래된 재화와 서비스의 총가치에 불과하다. 삶이 더 나아지고 경제가 성장하면 GDP도 당연히 증가하지만, 국민과 환경에 나쁜 일이 닥칠 때도 GDP는 증가한다. 알코올 판매량이 증가해서 음주 운전이 늘어나 사고가 빈번해지고, 그에 따라 다치는 사람이 많아져 응급실이 붐비고 교도소에 갇히는 사람이 늘어나더라도 GDP는 증가한다. 열대 지역의 불법 벌목이 증가해 숲이 파괴되어 생물다양성이 줄어들더라도 목재 판매량이 증가하면 GDP는 올라간다. 우리는 이런 모순을 잘 알고 있지만, 어쨌거나 GDP 성장률이 높기를 바라고, 그 출처와 상관없이 높은 성장률을 거의 숭배한다. - P186

2050년까지 탄소계 화석연료의 사용을 제로에 가깝게 떨어뜨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향후 25~30년 동안 세계일차에너지의 80퍼센트를 비탄소계 대체재로 교체해야 한다. 사반세기 동안 1.5퍼센트라는 미미한 성과밖에 거두지 못했는데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항상 그랬듯 기업에 맡겨두면 절대 불가능하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세계경제가 붕괴하거나, 현재의 능력을 넘어서는 규모와 속도로 새로운 에너지원을 채택하는 것이다. (P.234-235) - P234

전기 자동차 생산은 다른 면에서도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세계적 경영관리 컨설팅 회사 아서 D. 리틀 Arthur D. Little의 추정에 따르면, 자동차의 수명을 20년으로 가정할 때 전기 자동차가 전통적인 자동차보다 3배나 많은 독성을 남긴다. 주된 이유는 전기 자동차의 제작에 중금속을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산업 생태학 저널Journal of Industrial Ecology>에 발표된 논문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지적했다. 전기 자동차와 전통적인 자동차의 생애를 자세히 비교해 분석한 결과, 전기 자동차가 인간뿐 아니라 담수 생태계에도 훨씬 높은 독성을 남겼다.
그렇다고 내가 이런 주장을 근거로 전기 자동차를 채택하지 말자고 제안하는 것은 아니다. 전기 자동차라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칭찬하는 급진적 주장을 받아들이기 전에 그 테크놀로지가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평가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것일 뿐이다. - P268

음식물 폐기는 단순히 영양이 버려지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직접적으로는 농기계와 관개용 펌프를 작동하고, 간접적으로는 그런 기계를 제작하기 위한 철강과 알루미늄 그리고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비료와 살충제를 합성하는 데 사용한 노동과 에너지의 중대한 낭비가 수반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농업에 필요한 추가적 수고에 토양 침식, 질산염 침출로 인한 생물다양성 감소, 항생물질 내성균 활성화로 결국 환경까지 해치게 된다. 전 세계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10퍼센트는 음식물 쓰레기가 원인이기도 하다. (P.305-306)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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