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강엔하이츠베벨티궁Vergangenheitsbewältigung의 의미는 "정치적 과거를 받아들이는 것" 이라고 배웠지만, 왠지 그 진짜 의미는 그걸 "받아들이려고 애쓰는 과정"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인종을 뜻하는 독일어 단어는 동물 종들을 구별할 때만 써야 하고, 종족은 대량학살이라는 문맥 내에서만 써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우리가 받은 교육에는 빈 곳들도 있었다. 우리는 수만 명의 독일인들이 나치 정권에 맞서다 죽었다는 사실은 배우지 못했다. (그랬다간 저항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상대적으로 더욱 떳떳하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 15만명의 유대계 후손들이 독일 국방군에 소속되어 싸웠다는 것도 배우지 않았다. (그들의 참전이 우리 죄의식을 덜어줬을지도 모르니까?) 연합군 폭격이 벌어지는 동안 감내했던 사상과 손실, 1945년 이후 수백만 명의 독일인들이 예전에는 독일의 동부 지역이었던 곳에서 추방된 일에 대해서도 거의 배우지 못했다. (자기 연민은 잘못된 것이라는 걸 알았으니까?) 현대 유대문화에 대해 전혀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유대인‘이라는 단어는 홀로코스트와만 연관시켰고 그 단어는 쉬쉬하며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