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주명리 - 언젠가 한번은 자신의 힘으로 사주를 풀어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안내 나의 사주명리
현묘 지음 / 날(도서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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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누군가는 평생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가기도 하지만, 또 어떤 이들은 연례 행사처럼 사주를 보러 가곤 합니다. 그들은 매번 비용을 지불한 뒤 풀이를 듣고, 때로는 신기해하기도, 의아해하기도 한 감정을 갖게 됩니다. 그렇게 잘 본다는 곳을 찾아가 긴 시간을 할애했던 그때의 기억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엔 모두 까맣게 잊어버리곤 합니다.

그래서 해당 도서의 '언젠가 한번은 자신의 힘으로 사주를 풀어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안내'라는 소개가 눈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판단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깔끔하게 만들어진 표지 디자인이 무척 눈을 끌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주라고 하면, 어려운 한자와 용어들이 난무하고 그것들을 해석하면서 풀이를 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래서 깔끔한 느낌의 표지는 직관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것 같았습니다. 물론 해당 도서가 정말로 그러한 느낌을 주었는가는 조금 판단을 유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사주를 보러 갔을 때처럼 명확한 답을 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정말 안내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함인지 단순한 사주 풀이를 넘어 각각이 가지는 의미를 심도 있게 풀어내며, 그것이 진정으로 내포하고 있는 가치들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어쩌면 동양철학으로써의 역할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반적으로 직관적으로 내용을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지만, 결국 한자들은 끊임없이 등장했습니다. 기본적인 개념만 읽어 나가는 것이고 뚜렷한 규칙성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익숙하지 않은 내용들은 독서의 시간을 늘려갈 뿐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많지 않은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 어려운 시간들은 빠르게 마무리되었지만 결국 제대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몇 번을 되짚어 봐야 했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편하고 쉽게 풀어져있었기 때문에 따분하지 않게 공부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의미를 알아가는 배움의 과정이라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감각들은 결과적으로 아쉬움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분명 풀이를 길게 설명했지만, 왜 그런 의미를 갖고 있는지, 왜 그것들이 품고 있는 부속적인 사항들이 있는지, 그것들은 무슨 의미인지 등 깊이 있는 내용들이 노골적으로 결여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지지에 들어서자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자수에 왜 계수와 임수가 섞여 있고, 왜 계수가 더 비율이 높은지 등이 전혀 설명되지 않은 채, 근원적인 것들이 누락된 채 내용이 이어졌습니다. 천간에 이어진 지지에 대한 풀이에도 이런 모습은 계속됐습니다.

비율적인 부분부터 각 지지가 품고 있다는 부속적인, 연관된 지지들에 대한 설명이 너무 모호했습니다. 마치 그냥 그런 게 있으니 외우거나 알고 있으라고 통보하는 듯했습니다. 이들의 특성들을 키워드로 정리한 것은 좋았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그만큼 깊이감이 얕았고, 배움의 과정이라 느꼈던 부분들은 다소 답답한 강제적인 의미 부여로 느껴지게 됐습니다. 결국 각 용어들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조금 더 편안하고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대략적인 청사진만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사주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직접적인 사주 풀이보다는 기본적인 부분들을 소개하는 것이 더 많았고, 각각이 가진 의미들을 풀어내는데 집중하긴 했습니다. 대략적인 흐름을 통해 각 사주가 갖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설명하며, 단편적인 특징들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후반에는 이런 단편적인 부분들을 해소할 만한 깊이 있는 내용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냥 넘어갔고, 결국 하나의 도서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보이게 됐습니다. 재성, 편재 등에 대해 길게 풀었지만, 수재성과 목재성이 강한 것 등의 차이를 알 수 없었고, 결국 심화까지 봤을 때 알게 되는 내용일 것 같았습니다.

결국 동양철학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아주 짧게만 맛보게 해 주었고, 사주 풀이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듯했지만 누락된 부분들이 많이 보이는, 전반적인 기본서의 역할도 부족해 보이는, 오히려 어중간한 위치에 있다는 것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편하게 볼 수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오히려 심화 과정의 도서를 찾을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전체적인 평가는 그 도서를 본 뒤 다시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한 권으로 온전한 기능을 하지 못하기에 어쩌면 평가 내리지 못할 도서일 수도 있습니다.


아쉬운 점

  • 한자들이 많이 등장하여 피로도를 느끼기 쉽습니다.

물론 해당 글자들을 풀이해가며, 그 의미를 심도 있게 바라보기 때문에 따로 옥편이나 검색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글자 자체가 주는 압박감을 무시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직관적인 키워드로 풀어 나갔으나, 충분히 염두에 두고 독서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누락된 사실이 많은 사주들이 갖는 깊은 의미들.

기본서의 느낌으로 각 글자들의 풀이가 이어지는 와중에 등장하는 사주로서의 접근 때문에 이해도가 높아지지만, 그것들과 연관되어 있는 깊은 내용들이 누락된 채 대략적으로 내용을 이어나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는 이후의 도서에서 다룰 부분이라 빠져 있는지도 모르지만, 노골적인 누락 때문에 이해가 갑자기 끊긴 기분이 들었습니다.

  • 한 권으로 온전하다고 하기 어려운 도서.

기본을 다질 수 있는 도서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결국 다 담아내지 못한 내용들이 많기 때문에 이후의 도서를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해당 도서를 통해 기본적인 해석을 할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얕은 수준이기 때문에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어쩌면 심화 편이라는 명칭보다는 2권이라는 명칭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전한 도서 한 권으로 바라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 아쉬운 정체성

뜻풀이에 집중하다 보니 동양철학이 보여줄 수 있는 내용들을 깊이 있게 다루는 듯싶었습니다. 그러나 사주풀이로 일순간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이마저도 누락된 내용들이 많아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모든 책임을 다음으로 미루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딘지 어중간한 위치에 놓인 상태로 끝을 맞게 되는 듯했으며, 이런 부분을 해소하거나 전체 내용을 다시 판단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다음 도서를 봐야 하는 강제성을 부여했습니다.


총 평

의미 풀이에 초점을 맞춘듯한 내용 전개는 일순간 사주에 직접적인 내용들로 넘어갔습니다. 이 때문에 동양철학이 보여줄 수 있는 부분과 사주 풀이의 편리성에 대한 내용의 중간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느끼게 됐습니다. 뚜렷한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한 채, 누락된 내용들이 많이 보인 채 도서는 마무리되었고, 결국 한 권으로 온전치 못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키워드로 정리한 포인트들을 통해 내용들을 쉽게 익힐 수 있었고, 분명 어려운 용어들임에도 충분히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짜인 구성 때문에 이후의 도서를 조금은 더 쉽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평점

★ 5개 만점

★★★ (주제 7 구성 6 재미 5 재독성 8 표현력 7 가독성 7 평균 6.6)

한 권으로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익숙해졌기에 나름 유의미한.


감상자(鑑賞者)


https://blog.naver.com/persimmonbox/223201834288

우리를 구성하고 둘러싼 모든 시간은 숫자가 아니라, 의미이다. - P18

사주는 너무 많은 오해와 억측, 과장 탓에 세상에 잘못 알려졌다. 사주는 이치를 통찰할 수 있게 하는 훌륭한 철학적인 체계이다. 또한 무속의 도구, 마술사의 지팡이가 아니라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는 소중하고도 효과적인 도구다. -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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