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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의 힘 - 그 초고는 쓰레기다 ㅣ 내 글이 작품이 되는 법
맷 벨 지음, 김민수 옮김 / 윌북 / 2023년 6월
평점 :
퇴고의 힘 (Refuse to be Done), by Matt Bell
- 세 단계로 장편소설 완성하기
#분류: 작법서
#대상 독자: 초고를 완성하고 싶은 작가, 똑똑하게 퇴고하고 싶은 작가.
*최종감상평이 궁금하시다면, 스크롤을 맨 밑으로 내려주세요~
(1)책을 읽기 전 생각: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 책은 퇴고에 대해 쓰고 있지만, 글쓰는 과정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듯하다.
저자는 글쓰는 과정을 크게 세단계로 설명한다: 초고, 개고, 퇴고.
즉, 두 번만 제대로 고치면 소설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완성도에 연연해하지 않는다면, 억지로라도 키보드 앞에 앉기만 한다면 초고는 어떻게든 완성될 테다.
하지만 대다수의 작가가 기대하는 것은, 수많은 퇴고작업을 요하는 엉성한 초고가 아니라, 적당한 퇴고 끝에 손볼 데가 없는 작품으로 완성할 수 있는 초고일 것이다.
그 누구도 초고를 쓰면서 수백 수천번의 퇴고를 하겠다고 마음먹지는 않을 테니.
하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던가? ㅠㅠ
나도 토나올 만큼 퇴고를 하다 일찌감치 지쳐버린 작가 1인으로서,
저자의 비결을 들어보고 싶다.
(2)책의 구성:
초고(첫번째 원고), 90p. - 개고(두번째 원고), 20p. - 퇴고(세번째 원고), 50p.
책의 제목은 '퇴고의 힘'인데, 무려 초고 파트가 90페이지다!
(물론, 원제를 직역하자면 '끝내기를 거부하다'이긴 하다.)
결국 소설이 완성되려면 우선은 초고가 완성되어야 한다는 것!
주의사항: 개고가 20쪽이라고 우습게 보지 말 것.
이 단계에서 저자는 문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타이핑할 것을 주문하는데... 작가에게는 아주 길고 긴 여정이 시작될 것이지만, 여기서 그는 보물지도보다도 귀한 청사진을 얻게 된다.
마지막으로 그림을 그린다면 물감을 덜어내거나 마지막 터치를 가하는 작업단계에 해당할,
퇴고 (세번째 원고)
이 부분은 절정이다.
아마도 나는 초고 - 개고- 퇴고 의 각 단계에 접어들 때마다
이 책을 다시 한번씩 들춰보게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아래는 리더스 앱으로 메모한 내용들이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되도록 직접 읽어보시길!)
1장. 초고
@ 수정을 통해 이야기 만들기
-숨 쉴 공간 두기 (빽뺵한 줄거리 미리 쓰기 NO!)
-인용구 활용하기
-섬 만들기
-제목 빨리 붙이기
-같은 장소로 다시 보내자
-확실한 장면을 만들자
-습관적인 행동을 특별한 행동으로 바꾸기
-연속적인 장면으로 확장하기
-대조적 장면 활용하기
-서술되는 시간 대 서술하는 시간 간극 활용 (시점 선택하여 적극적으로)
-시점 바꿔보기
2장. 개고
@ 줄거리를 정리하자 (사건 포착)
-줄거리는 설계도가 되므로 이 과정을 꼼꼼히 한다. 이 작업만 3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청사진이 되어줄테니 결코 대충 넘기거나 허투루 하지 말 것.
-다중 스토리 라인은 각각의 독립적인 이야기별로 정리한다: 내가 구상중인 이야기도 다중 스토리를 따라가므로 기억해둘 것! 스토리 라인의 길이가 천차만별이어도 상관 없다. 차별성을 두어 차이가 나야 하난 특별한 이유를 만들면 된다.
@소설을 고쳐쓰자
드디어 다시 쓴다.
화면을 두 개 띄워두고, 처음부터 다시 타이핑한다.(내가 최근에 실험한 방법이기도 하다)
저자는 어느 작품에서 초고에 걸린 시간과 개고에 걸린 시간이 같았다고 말하고 있다.
다듬지 말고 다시 써야한다. 그래야 환골탈태한다. 낯설어진다.
감동과 기쁨을 선사한 일부가 전체로 확장된다. 이야기 스스로 생명력을 얻는다.
(3)책을 읽은 후:
<감상>
작법서는 이미 많이 나와있지만, 마음이 급한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저자는 어렵게 체득한, 효율적으로 글을 쓰게 도와주는 소위 꿀팁들을 아낌없이 전수한다.
그것도 지루하지 않도록 단순하고 쉽고 짧게 설명하면서, 길을 잃지 않을 정도로 적절한 예시를 곁들여가며.
물론 아무리 효율적으로 작업한다고 해도, 작업 기간은 수 개월이 될 수도 있다 (ㅠㅠ)
그래도 수많은 원고 수정본들(Drafts) 사이에서 헤매던 내게는 마치 손에 막강한 방향감각을 지닌 내비게이션이 처음으로 주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느껴졌다. 답답함과 혼란이 가시고, 목적지가 명쾌하게 보이기 시작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몇 개월째 초고를 완성하지 못하고 있는 미천한 내게 엄청난 도움이 될 듯하다.
최근 쓰면서 괴롭기만 했는데, 저자는 행복하고 즐겁게 쓰라고 말한다.
추가로 내가 작가와 비슷하게 헤비라이터(heavy writer)라 작가의 방법론이 더 잘 와닿았던 듯하다.
어서 초고를 완성하고, 재고, 최종 단계에까지 나아가고 싶다.
지난 봄 내내 나는 가물어 있었는데, 이 책은 그런 내게 단비같은 존재다.
<가장 유용했던 대목>
가장 유용하다고 느껴진 조언은, 퇴고할 때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직접 다시 써보라는 조언이었다.
신기했던 건, 내가 얼마전에 원고를 고치던 중,
아무 의미 없이 읽어나가고 있다고 스스로 판단해서
다시 한번 써보는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나 스스로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걸 한탄하며) 필요성을 느껴서 한 작업이었는데,
저자의 조언을 직접 확인하고 나자 확신이 생겼다.
나는 다음 퇴고 작업에 임할 때에도, 꼭 다시 써보는 작업을 거칠 것이다.
(물론, 지난번 작업은 A4 35매의 중편이었다. 장편은 손가락이 아파지는, 지난한 과정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서평을 전제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글쓴이가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https://blog.naver.com/moo_mint/223135105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