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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디바이드 English Divide - 미국 변호사가 말하는 고급 영어 이야기
안준성 지음 / 북카라반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English Dvide의 표면적인 의미는 영어 실력 차이로 인해 사회, 경제적 격차가 커지는 현상을 말한다. 2001년 스위스 제네바대학교의 프랑수아 그랭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스위스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연봉 차가 남자 30.7%, 여자 21.6%에 이른다고 했으며, 인도의 경우 영어를 구사하는 1억명과 못하는 10억명이 직업과 경제적 지위에서 극명하게 엇갈린다고 한다. 카스트제도보다 더 지독한 신분제도가 ‘잉글리시 디바이드’란 것이다. 잉글리시 디바이드의 원인으로 세계 100위권 대학 중 영어권 대학이 75개이고 인터넷 정보의 70%가 영어로 되어있는 현실을 지적하기도 한다. 영어는 지식과 경제력의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성공을 위해서 영어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한 지표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의 소원은 "영어 완전 정복" 이라거나 새해의 계획은 "영어를 열심히 하여 정복하기"이다. 그래서 이런 시류를 겨냥하여 서점가에는 영어 책들이 봇물처럼 쏫아져 나오고, 온갖 영어 과외, 학원, 조기유학 열풍등이 거세지만 정작 목적이 아닌 수단과 도구로서의 영어의 제기능을 발휘할만큼의 고급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왜 그런 것일까? 단순히 암기나 학원 교육 등의 단편적이 방법으로는 일부 활용만 가능할 뿐이고 그 실력 격차인 divide를 줄여 나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저자인 안준성 변호사는 이야기 한다. 그 바탕에는 영어의 바탕이 되는 문화를 잘 알아야 가능한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즉, 영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중에 나온 영어 학습서에는 여러가지 비법들을 잘 늘어놓고 있지만, 정작 문화에 대해서는 충실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제시하며 미국 문화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고자 했으며, 저자가 13년 간의 유학생활에서 느낀 원어민들의 사고방식, 돌아와 겪은 역문화 충격, 국내에 잘 알려진 미국 드라마와 영화의 명장면까지 미국의 다양한 얼굴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안변호사님이 한국정부 협상단으로 참석했던 한,미 통상협상 및 한, 일, 한, 싱가포르, 한.EFTA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테이블에서 생겼던 에피소드를 통해 국제 협상의 현장감 있는 영어 표현들도 일부 소개하고 있다. 생소한 부분이라서 약간 어려운 면도 있었다.
사실 아직 영어를 잘 하는 편이 아니다. 지난 몇년 전까지도 내 취직에 발목을 잡았을 만큼 영어는 내게 치명적인 약점이기도 했다. 학교에서 가르쳐준 문법들이나 배운 것들은 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고 둥둥 떠다니기도 하고, 학원을 다닌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일어나지도 않았다. 문장을 달달달 외우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해보았는데 역시 프리토킹같은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계속 다양한 방법으로 내 수준을 넘어서기 위해서 임계치를 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긴 하지만 부족한 부분은 많이 존재한다. 아무튼 아예 영어를 싫어했던 불과 몇년 전에 비하면 벌써 이런 정도까지 관심을 가지는 단계까지 왔다는 것은 영어를 언어로서가 아닌 문화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다는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야겠다. 언제 내가 진짜 Divide를 줄일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지금보다 더 노력해야 함을 일깨워준 소중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