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부르지 않을 때 온다
송우혜.윤명제.전경린 외 지음 / 생각의나무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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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 여성당선자 모임의 여섯번째 단편소설집이라는데 단편이 가지는 간결하고 함축적인 표현방식의 매력과 여성 작가들의 모임이 내 놓은 책이라고 하여 막연한 호기심에 읽게 되었는데 책을 덮고 나서 내용이야 어찌됬던 책 제목이 절묘하단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을 덮었다는게 다 읽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끝까지 읽지 못하고 덮었다는 거다. 여성 특유의 감성적인 섬세함과 가느다란 떨림이 느껴지는 심리 묘사 그리고 몽환적인 이야기 구도에 숨이 막혀 다시는 이런 류의 책은 읽지 않겠노라며 책을 덮어버린 것이다. 내가 감성적으로 예민한 사람이 절대 아닌데도 우울증 걸리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내 기호와 코드가 안 맞았을 뿐이지 절대로 삼마이스런 책은 아니다. 오히려 단편이라는 제약 안에서 표현되어지는 세밀하고 자극적인(말초적이 아닌) 묘사에는 눈이 돌아갈 지경이고 책 특성상 여성만을 다룰듯 하지만 다양한 소재를 다룬것도 특이할 만 하다. 다 읽지못한 마지막 한 두 편을 맘 먹고 읽을 수 있을까 의문이 생겨서 큰 점수는 주지 못해도 책을 좋아하는 님들이라면 이런 소설 하나정도는 있으면 좋을 것 같기에 별 세개이다. 물론 책에 대한 판단은 읽는 이 마음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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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마 클럽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정창 옮김 / 시공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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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뒤마클럽에 대한 서평을 보면 호평과 혹평이 극과 극을 이루고 있는 듣하다. 나보고 평하라면 좀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쪽이다.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다 식스센스같은 반전을 노렸는지는 몰라도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는 마지막의 허무한 결말, 조금은 거만한 듣 풀어놓은 작가만의 지적 유희의 흔적같은 것을 생각하면 분명 마이너스 요인이지만 책 사냥꾼이 악마와 관련됬다고 추정되는 고서의 진위를 밝혀가면서 삼총사라는 고전 명작을 전문적이고 세밀한 풀이 그리고 중세시대 서적들과 양장본에 대한 깊은 고찰같은 것들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을 맛보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책을 광고하는데 있어 꼭 빠지지 않는 '스페인의 움베르토 에코'라는 수식어가 없었다면 서평이 이렇게 극단적이진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여러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지만 비교의 대상이 되기에는 이야기 주제가 많이 다르고 작가의 대외적인 명성이 크게 차이가 나며 뒤마클럽 자체만으로도 썩 괜찮은 책이라 할수 있는데 굳이 그렇게 어설픈 광고를 할 필요가 있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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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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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이고 또 한국인인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중 하나가 바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이다. 지금껏 그가 쓴 책을 하나도 빠짐없이 읽었고 그때마다 그의 엄청난 상상력과 영화 못지 않게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 들곤 했었다. 최근 나온 <나무>란 책도 그에 상응하는 작품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신간을 펼칠때마다 느끼는 두근거림과 기대감이 커서 였을까? <뇌>란 책은 나에게 실망만 안겨주는 작품이 되었다. 물론 특유의 상상력과 기발함은 여전하고 두 연관된 이야기를 병렬해 가며 잇는 솜씨는 그대로 였지만 또 그러한 변화되지 못한 방식들이 주는 식상함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고 그의 작품을 너무 봐서인지 마지막에 어떤 결과가 나오고 누가 범인일것이라는게 쉽게 추리된 것도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그가 쓰는 소설이 대중적이고 통속적인 장르일지는 몰라도 그의 상상력과 글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마 나같은 사람은 백번 죽었다 깨어난다 하더라도 그런 류의 소설을 쓴다는 것은 꿈도 못 꿀 것이다. 하지만 그를 사랑하는 독자의 입장에서 그의 작품이 늘 새롭고 남다른 재미를 주길 바란다면 너무 무리한 요구일까?

일전에 <나무>를 읽고 뒷장에 있는 그의 사진을 보고는 조금 놀랐다. 그저 머리가 벗겨진 평범한 동네 아저씨 아닌가? <개미>적 사진과 비교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흐르기는 했어도 내 속의 상상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모습이라 그런 모습에 조금 우울하기도하고 내 상상력에 우습기도 했다. 둘도 없는 천재라 하더라도 나이가 들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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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문명의 풀리지 않는 의문들 - 상
피터 제임스 외 지음, 오성환 옮김 / 까치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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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 제목 그대로인거 같다. 헨콕이 쓴 '신의 지문'이나 지금 이 책이나 고대의 수수께끼를 나름의 과학적 근거나 유물로써 추리하고 각색한것 뿐이지 옳다 그르다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 않는가? 타임머신이 있어 그 시대로 여행을 갈 수도 없는 것이고 현재의 과학 문명을 과거의 흔적에 투영해 봐야 지나왔던 시간의 수많은 이변과 우연성에 영향을 받아 불확실한 결론만 나올테니까 말이다.

무엇이 사실이건 간에 열린 마음으로 실체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헨콕이 자신이 원하는 이론만으로 교묘하고 기발한 결론을 냈던지 아님 그를 반박하는 이 책이 좀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접근하려 했지만 역시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가정에서 시작하는 누를 범했던지간에 말이다.

사실 내심으로는 무시무시한 종말론만 빼고 핸콕의 이론이 맞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세상이 좀 더 근사해 지지않을까? 수만년전에 우리의 문명에 필적할만한 아니 능가할지도 모르는 문명이 있어서 후세의 우리에게 무엇을 알리려 한다고 생각하면, 그리고 그런 종말을 피하기 위해 인류가 좀더 선해질 수 있다면 온몸에 전율이 오는게 사실이다. 물론 그래서 베스트 셀러가 됬겠지만...

얼마전 피라미드내 비밀의 문 뒷편을 보려는 시도가 있었다.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였지만 또 다른 벽을 발견하고는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 신의 지문과 이 책의 상반된 논쟁처럼 말이다. 어떤 책을 먼저 읽었던 간에 하나를 읽었다면 꼭 다른 하나를 읽어봐야 될 책들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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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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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연극을 본 듯한 느낌이다. 희극이라고 할 만큼 기발함과 유머가 넘치지만 읽을수록 가슴 한켠이 저려옴을 느낄수 있다. 가난하고 단순무식하지만 건강하고 보기보다 잘 생겼을 듯한 허 삼관이란 주인공과 그의 가족들이 중국 근대사를 몸소 겪으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 모음이랄까?

국공 합작 이후 공산당 정부 수립과 그 후의 암흑과도 같은 문혁이란 생활상 그리고 정신상의 큰 변혁을 겪지만 그저 그에 순응하고 받아들이며 큰 일이 닥쳐도 아무것도 아닌란 듯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삶을 이어나가는 모습에 과장됨은 있지만 현재 거대한 중국을 별 탈없이 유지하고 지탱하는 밑바닥 민초들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람 피를 적신 만두를 먹고 폐병을 고치려 한다는 중국 근대 소설 같이(책 제목이 생각안남^^;) 중국은 예로부터 사람 피를 생명과도 같이 중히 여겨왔다. 결혼이나 기아 그리고 자식을 살리기 위함같은 중대사가 있을때마다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피를 파는 것을 보고 그리고 일락이를 자식으로 받아 들이는 장면을 보고 또 죽음을 무릅쓰고 자기 자식 일락이를 위해 병원으로 가는 여정을 보고 엉뚱한 내 상상속에선 허삼관이 영웅처럼 느껴졌다.

참고로 재미 화교 에이미 탄이 쓴 '조이럭 클럽'이란 책도 같이 보면 재미있는 대조를 느낄 수 있을것이다. 조이럭 클럽도 아주 잔잔한 감동이 있는 중국 여자들의 가족사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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