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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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할 건 없다. 당시엔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납득하게 되었다. 지난 2년간 가족과 분리되어 혼자 살게 되자 스스로의 뒷모습을 거울 없이도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혼자 살아보니 곽은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돈만 벌어다 줄 줄 알았지 요리라곤 라면밖에 못 끓였고 세탁기도 돌릴 줄 몰랐다. 자식들과 대화하는 것도 너무나 어색하고 힘이 들었다. 아내야 말할 것도 없었다. 손찌검만 안 했지 수시로 고함을 치고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아이들 역시 그것을 보고 자라지 않았겠는가? 결국 고립은 스스로 만든 것이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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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어떻게 과학을 이용했는가
김유항.황진명 지음 / 사과나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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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케이드(cascade)
동위원소 분리를 할 때 단 한번만 하는 것을 단일 과정이라고 하고, 단일 과정만으로 충분히 분리할 수 없어 몇 회 몇 천회 반복할 필요가 있다. 분리 과정을 연속적으로 배열시킨 것을이용하는데 이 경우의 개개의분리 단위를 요소라고 하고, 요소를 연결한 배열을 캐스케이드라고 한다. - P288

사이버 공간은 3계층(물리, 논리, 사회)으로 구성되어 있고 5개의 성분(지리적 성분, 물리 네트워크, 논리 네트워크, 페르소나, 사이버 페르소나)으로 이루어졌다. - P298

우선 프로파간다의 사전적 의미를 본다면
그 뜻은 원래는
신념, 주의 또는 주장들을 대중들에게 전파하기 위한 조직적 계획이나 일치된 활동으로 중립적인 의미였지만,

요즈음은 목적에 맞는 정보만을 취사선택하거나 심지어는 조작까지 하여 대중들의 의견에 영향을 주어 의도하는 대로 통제하려는 기만적인 설득법으로 부정적인의미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 P344

반면 선동(agitation)은 하나 또는 두세 가지의 생각과 사상의 내용을 잘 전달하여 남들을 부추겨 어떤 일이나 행동에 나서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둘의 중요한 차이점은 프로파간다는 선동과 비교해 더 많은 생각, 사상, 이론을 전달하려고 하고 선동은 정치교육보다는 행동을 촉구하는 데 있다. - P344

처음으로 프로파간다라는 단어가 생긴 것은 종교개혁으로 가톨릭과 신교가 분리될 때이다. 선교 일이란 별로 새로운 일은 아니었지만 "말을 퍼뜨린다"와 연계된 가능성과 함축성을 사람들이 알아차리기 시작하면서 이 기법은 단순히 종교적인 개종뿐 아니라 정치적 또는 전쟁 시 여론을 설득할 목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프로파간다는 정당, 이데올로기, 교리, 학파의 학설(doctrine) 같은 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특히 국가나 국제정책을 형성하는 데 궁극적인목적을 두고 여론에 영향을 주려고 하는 온갖 종류의 단체들에 의해 이용되어 왔다. -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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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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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고 해도 내 심신이 지쳐 있는 상태에서 들으면 모든 게 가시처럼 따깝다. 그렇지 않아도 피곤했던 터라 희주의 말은 마음에 더 까쓸하게 닿았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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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버나딘 에바리스토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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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연달아 읽게 된 한국소설 고래와 영미소설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공통점이 보인다 그래서 같이 보길 권한다
두 소설 다 기구한 여성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고래는 짧지만 해방한 한국의 전쟁통, 군부독재 등의 현대 고난사가 다 나온다 주요 핵심인물 중심으로 진행돼서 흐름도 깔끔하다
소녀, 여자, 다른 사람은 역순으로 증조, 고조할머니의 연대로 올라가는 이야기라서 500페이지쯤 주행을 해야 이야기가 정리가 된다. 기억력 테스트하는 느낌
증조/고조 할머니 때부터 반복되는 여성의 핍박(폭행) 역사

고래의 주제는 사건마다 인물의 고난에 중심을 맞췄다 나오는 인물들의 결말이 다 비참하다
소녀, 여자, 다른 사람은 여성인권의 역사/발전에 각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의 생을 이야기하다 그래서 비참한 결말에 이르는 인물도 있지만 주체적으로 헤쳐나가는 인물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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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야 - 2019년 제15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다이앤 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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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태어났을 때 바바준은 서른아홉이었다. 로야가 태어났을 때 남편은 서른일곱이었다. 로야가 지금의 남편 나이가 될 때면 남편은 여든넷이 된다. 여든넷이나 여든다섯이 나이를 뜻할 땐적지 않은 숫자다. 그러나 아무리 적지 않다고 해도 준비를 하기엔 마냥 적은 것만 같고, 막상 준비하자니 미루는 편이 쉽고, 설사미룬다 해도 오늘이나 어제에 매이기 쉬운 게 삶인지라 시간의 많고 적음을 헤아리는 것은 그저 부질없는 일이다. 끝에 다다라서야 지난 세월의 장단(長短)을 가늠한다. 많음에 천연덕스럽게 안도하고, 적음에 능청스럽게 아쉬워한다. 사실, 남은 이들이 끝이라고 여길 뿐 떠난 이들에겐 시작이다. 존재의, 인식의, 변형이다. 육체에 갇힌 이생의 이들은 한평생을 보내도 준비하는 데는 서툴고, 미루는 데는 익숙하고, 잊어버리는 데는 용한, 죽음이다. - P147

바로 다음 날이었다. 부활절 일요일이었다. 아이는 지난밤 부활절 토끼가 숨겨 놓은 달걀을 찾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났다. 음악회를 보고 난 우리는 한 치의 의심이나 주저함 없이 일찌감치 한자리에 모여 잘 구워진 베이비백립스를 짝으로 갖다 놓고 입가에소스를 묻혀 가며 신나게 뜯어 먹었다. 와인이 술술 넘어갔다. 웃음이 까르르 터져 나왔다. 눈물이 펑펑 나왔다. 웃으며 우는 나를보는 아이의 눈에 호기심과 안심이 섞여 있었다. 아이가 가진 깊고맑은 순수의 호수에 포옹이라는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빌었다.
‘떠나보내야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게 해 주세요.‘
아이는 나를 꽉 안으며 내 소원을 품었다. - P160

얼마나 많은 우연이 겹쳐야 어긋나지 않을 수 있는지, 자두나무도 안다. 필연이 되기 위해선 땅에 심어야겠지. 그건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 오늘 밤은 우주를 가로질러 볼 참이다. 어딘가에서 헤매도 그래 봐야 우주다. 내세상이다.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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