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할 건 없다. 당시엔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납득하게 되었다. 지난 2년간 가족과 분리되어 혼자 살게 되자 스스로의 뒷모습을 거울 없이도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혼자 살아보니 곽은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돈만 벌어다 줄 줄 알았지 요리라곤 라면밖에 못 끓였고 세탁기도 돌릴 줄 몰랐다. 자식들과 대화하는 것도 너무나 어색하고 힘이 들었다. 아내야 말할 것도 없었다. 손찌검만 안 했지 수시로 고함을 치고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아이들 역시 그것을 보고 자라지 않았겠는가? 결국 고립은 스스로 만든 것이었다. - P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