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고개를 숙이고 청년은 잠시 고민하는 눈치였다.
"제가… 그 사람을 꼭 만나야 하나요?"
남훈 씨는 깜짝 놀랐다.
"아니, 만나야 하냐니? 당연히 만나야 하지 않나? 아버지가 찾는다는데."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청년이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다.
"몰라? 왜 몰라?" 남훈 씨는 성을 냈다. 고요하게 멈춰있는 청년의 눈동자가 그의 마음을 불안케 했다. "자네는방금 아버지를 잃었어. 얼마나 슬프냔 말야! 그런데 그런아버지가 살아계시다, 그러면 얼마나 보고 싶겠나? 안 그래?"
"그건 아버지께서 평생 저를 돌봐주셨기 때문에 그런 거죠."
청년이 말했다. 남훈 씨는 화가 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해서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 P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