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제목만 알고 있다가 서점에서 꺼내 보고는 무릎을 탁 친 그림책들이 있습니다. 아이가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라고 해도 될만큼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작품들입니다. 그 중 몇 권을 소개해 드릴게요. 만희네 집/권윤덕 글·그림/길벗어린이 만희는 좁은 연립 주택에 살다가 마당이 있는 할머니네로 이사갑니다. 만희 할머니네는 지금은 서서히 사라지는 반양옥집입니다. 아마 이 책은 엄마들에게 옛향취를 불러일으킬 듯 합니다. 본문 읽기 만희네 집은 동네에서 나무와 꽃이 가장 많은 집입니다. 만희가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개들은 발자국 소리만 듣고도 만희를 알아봅니다. …… 목욕탕에서 물놀이하는 것도 즐겁지요. 아빠는 비누 거품으로 공룡 발톱을 만들어 보입니다. 옥상엔 할아버지께서 가꾸시는 작은 야채 밭이 있습니다. 야채 밭에선 고추와 상추, 호박, 파 등이 자랍니다. 옥상 한 쪽엔 빨래줄이 있습니다. 햇볕이 좋은 날엔 엄마가 이불을 내다 넙니다. 만희는 부드러운 이불 속으로 물고기처럼 헤엄쳐 다닙니다. 아빠 방에서는 책 냄새가 납니다. 그림도 없는 책이 아빠는 재미있나 봅니다. [만희네 집] 읽은 후 놀이 바로가기 클릭 찔레꽃 울타리/질 바클렘/마루벌 봄, 여름, 가을, 겨울 시리즈로 나와 있습니다. 개울가에서 공동체로 생활하는 들쥐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입니다. 마음을 따뜻하고 훈훈하게 해 주는 그림책이지요. 이 책 역시 5세 이후에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바로 이런 책들이 엄마가 아이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 될 듯 싶네요. 그리고 아이들도 볼거리가 많은 아기자기한 그림책들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구요. 아마 읽을 때마다 다른 부분을 보며 이것저것 눈요기하는 재미인 듯 합니다. 섬세한 필치로 한 장면에 많은 묘사를 한 작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는 자신의 고향을 모델로 해서 이 작품을 완성하는 데 7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고 합니다. 14마리 시리즈/이와무라 카즈오/한림 이 책은 시리즈로 출판되어 있습니다. 그 중 몇 권만 올려봅니다. 문장이 짧고 내용도 단순해서 아마 두돌 전후부터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소개해 올린 책들이 전부 아기자기하면서도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그림들이지요?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이렇게 다른 세계를 펼칠 수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한번씩 접해보시기를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