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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갓 1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오, 마이 갓! 지금 시각 새벽 5시 7분 24초. 밤을 꼬박 새워 소설을 다 읽었다.”로 시작하는 내가 이 책을 처음 읽고 나서 다른 곳에 올렸던 서평을 다시 읽어보니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정신없이 빨려 들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아사다 지로의 책을 네 권 읽었다. 《철도원》《파리로 가다》《칼에 지다》그리고 이 책 《오 마이 갓!》. 읽은 책 중에서 《파리로 가다》《오 마이 갓!》이 내게 더 끌리는 이유는 단 하나 가볍고 경쾌한 터치로(그렇다고 경박하다는 것은 아니다) 사람과 삶에 대해 깊이 음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쟈게 재밌다.
아사다 지로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그의 작품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주연은 물론 조연, 심지어는 엑스트라까지도….
이 책 《오 마이 갓》에 나오는 인물들도 대단히 매력적이다. 실패한 인생을 살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우연히 만난 세 주인공. 대부의 말론 브랜도와 알 파치노를 연상시키는 마피아 보스와 그 아들. 지구상 최고의 부자이자 자린고비인 페라 전하, 로버트 드 니로를 닮은 호텔 지배인 등등….
책을 읽는 동안 독자가 키득거리며 웃을 수 있는 수많은 장치를 부비트랩처럼 촘촘히 매설해 놓은 이 책은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내가 읽은 책 중에서 제일 재미있다.
하지만 유쾌한 웃음과 재미로 끝난다면 아사다 지로가 아니다. 책을 덮고 책장 깊숙한 곳에 던져 놓으려는 우리에게 던지는 작가의 말.
"인간은 보잘 것 없고 연약한 존재다. 무언가를 얻으면 반드시 같은 양의 무언가를 잃어버린다.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똑같은 양이지만 결코 똑같은 질이 아니다. 더 나은 행복을 찾아 헤매다 자신의 인생은 점점 더 희석되기만 한다."
"인간은 누구든 5.26퍼센트 정도의 핸디캡을 안고 태어나. 그저 흐름에 몸을 맡기고 멀거니 서있다가는 확실히 패배하게 돼. 그것을 실력을 버텨가며 살아가는 게 인생이지. 그 이상으로 치고 올라가면 그게 바로 성공인이야."
또 다른 유쾌한 소설. 그리고 유쾌한 아사다 지로의 책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