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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세계 시민 학교 - 인류의 반칙 싸움에서 톺아보는 정의 이야기 ㅣ 지도 위 인문학 6
남지란.정일웅 지음 / 이케이북 / 2024년 10월
평점 :
여러분들은 혹시 '권력과 정치권력'의 차이를 아시나요? 아니면, '내전과 분쟁'은 같은 것일까요?
'시위와 집회', '조약과 협약', '운동과 캠페인'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뉴스나 신문에서 평소 많이 보는 단어들이지만, 뜻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저는 이케이북에서 펴낸 <10대를 위한 세계 시민 학교>를 읽으면서 제가 우리 사회, 세계, 인류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위에서 말씀드린 헷갈리는 사회 개념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습니다. 그래서 제가 심지어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것도 몰랐던 개념어를 보며 '아, 이게 이런 개념이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물론 이 책의 주요 독자는 제목에 드러나 있는 것처럼 '10대 청소년'입니다. 특히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보면 흥미를 가질 법한 내용이 많습니다. 이 책에는 '환경, 인권, 평등, 경제, 민족, 인종, 종교'를 주제로 의미있는 논제들과 역사, 사건이 지도, 키워드와 함께 자세히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사회 공부를 열심히하는 10대 청소년 뿐 아니라, 사회 문제에 관심이 없는 청소년, 어른들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어릴 때 뉴스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내용이 어려워서'입니다. 딱딱한 내용의 뉴스를 보는 것보다 연예인 예능 프로그램이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편이 훨씬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뉴스에 나오는 내용이 내가 잘 아는 것이고, 그래서 더 알고 싶은 것이라면 어떨까요? 아마 뉴스만큼 재미있는 게 없을지 모릅니다.
<10대를 위한 세계 시민 학교>는 우리 인류가 겪고 있는 문제들 중 '생각할거리'가 많은 이야기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아야 할 중요한 문제들이 담겨 있어요. 이 문제들은 결국 인류의 진정한 행복, 정의란 무엇일까하는 물음을 던져보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민주주의가 발전했다고 해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는 어린이들과 여성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곳이 존재합니다. 저는 이 책의 59쪽에서 '아프리카 말리라는 나라에서 수많은 어린이가 물건처럼 거래되는 현실'을 읽으며 정말 슬펐습니다. 코트디부아르에서는 2018~2019년에 아동 노동자가 무려 156만명이었다고 합니다. 이 중의 40%는 학교에 다니지도 못한다고 하는데,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당장 이웃이 겪는 어려움보다 제 코 앞에 닥친 일이 중요한 소시민일 뿐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조금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고, 힘든 사람들을 생각하고, 도울 방법이 없는지 고민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약 78억 명의 세계 인구 중 3억 명 정도 어린이가 학교에 다니지 못한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가난이 되물림될 수 밖에 없는 비극을 읽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세계의 경제도 너무나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게 마음 아팠습니다. 127쪽에는 '식량 문제'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요. 기아 문제를 심각하게 겪는 나라가 있는 한편, 부자 나라에서는 많은 양의 음식이 버려지고 있는 현실이 나옵니다. 심지어 세계적 농업 기업들은 곡물이 많이 생산되면 자신들의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곡물을 불태우기도 한다고 합니다. 참으로 비극적인 일입니다.
여성 인권이 많이 신장되었다고 해도, 여전히 여성 인권을 탄압하는 나라들이 존재합니다. 이 책에는 전쟁 수단으로 여성을 이용하는 사례, 명예 살인이라는 이름의 범죄, 생리하는 여성을 격리하는 관습이 있는 네팔 일부 지역,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운전 금지 등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요. 요즘도 이렇게 여성을 억압하는 제독 있다니, 정말 한탄스러울 뿐입니다.
나만 잘 살면 그만이지, 내가 알아서 뭐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한, 차별받는 사람, 정의롭지 못한 제도는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의 곳곳이 썩어가는 줄 모르고, 자신의 좁은 생활 반경만 괜찮다고 안심할 수 있을까요? 적어도 자신이 '인간'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 이 책 속에 들어있는 문제들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여전히 세계에 인종, 약자 차별 문제가 있기는 해도 '경제'만큼은 예전보다 눈부시게 발전한 편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요. 이 책을 읽고 '경제' 역시 심각한 상황임을 알았습니다. 칠레의 빈부 격차, 스마트폰 원료가 불러온 저주 등을 읽었을 때 제가 얼마나 세계 경제에 무지했는지 반성했습니다.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소비를 하기 전에, 저의 소비 행위가 끼칠 영향을 더 생각해보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10대를 위한 세계 시민 학교>를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세계 문제에 대한 상식을 얻어보자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세계를 보는 시야를 넓히고, 우리 사회의 정의를 추구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분들께, 그리고 사회 과목을 공부하는 청소년들에게 강력추천하고 싶은 훌륭한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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