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이돈 - 플라톤의 대화편 ㅣ 마리 교양 2
플라톤 지음, 오유석 옮김 / 마리북스 / 2024년 7월
평점 :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이 마리북스에서 출간되었다. 바로 플라톤의 대화편 "파이돈"이다. 파이돈은 그리스 철학의 정수이자 최고의 산문 문학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의 시조라고 불릴 수 있는 소크라테스가 죽기 전에 했던 이야기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마리북스에서 출간된 <파이돈>은 그리스 철학 전공자(국립아테네대학교 철학박사)가 번역한 완역본이었기 때문에 더욱 신뢰가 갔다. 아무리 대학 교수가 번역한 책이라도 해당 분야를 전공하지 않았다면 나는 왠만해서는 읽지 않는다. 가령 아무리 고대 중국문학을 전공한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한문을 잘한다고 해도 한국한문학 관련 서적을 제대로 번역할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번역은 역시 내 예상대로 아주 좋았다. 설령 그리스 철학을 잘 모르는 독자라도 파이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뒤에 해제가 나와있는데, 파이돈의 배경, 내용이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독서를 할 때 큰 도움을 받았다.
177쪽에 나와있는 것처럼 "<파이돈>은 '국가의 신을 믿지 않고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라는 죄명으로 유죄 선고를 받은 소크라테스가 사형당하기 직전에 동료들과 나눈 대화"가 담겨 있는 책이다. 대화 속에는 영혼,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읽다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에 대하여>도 생각나는 부분들이 있다. 단순한 대화가 오고간 것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 철학의 핵심 내용들이 대화 안에 살아 있는 것이다.
<파이돈>의 주요 인물은 에케크라테스, 파이돈, 심미아스, 케베스이다. 이 사람들의 대화를 읽고 있으면, 마치 같은 공간에서 함께 죽음과 영혼의 문제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고민을 하게 된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소크라테스 뿐만 아니라 나 역시 언젠가는 이 세상에서 사라질 존재이다. 그 순간에도 나는 소크라테스처럼 초연해질 수 있을까. 사람들과 철학 논쟁을 할 수 있을까라고 자문해본다. 이 책을 번역한 오유석 철학과 교수는 189쪽 역자 후기에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썼다. "하지만 죽는 순간까지 어떤 삶이 좋은 삶이고 어떻게 생을 마감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몸소 보여준 소크라테스의 열정은 지금 우리에게 웰빙은 물론이고 웰다잉에 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마리북스에서 나온 마리 교양은 앞으로도 계속 한 권씩 소장할 생각이다. 이런 인문 고전은 한 번만 읽고 독서를 마쳤다고 할 수 없다. 곁에 두고 두고 읽으면서 진실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오랜만에 가슴 뿌듯한 독서 경험을 했다.
***책 속에서 인상깊었던 구절 : 지혜를 사랑하는 자의 영혼은 이런 쾌락들에서 평안을 얻습니다. 추론을 따르고 늘 추론에 몰두하며, 참되고 신적이며 한갓 믿음의 대상이 아닌 것을 관조하면서, 이를 자양분으로 삼아 사는 동안에는 이렇게 살아야 하고, 최후를 맞이하면 자신과 같은 부류이고 유사한 본성을 가진 것에게로 가서 인간적 해악에서 풀려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83~84쪽
#마리북스 #마리교양 #파이돈 #플라톤의대화편 #오유석 #고대그리스철학 #인문고전 #북스타그램 #독서 #서평 #책스타그램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