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강아지 2 - 몰티즈 앤 리트리버의 함께라서 좋은 날 ㅣ 사랑스러운 강아지 2
몰티즈 지음, 김근희 옮김 / 대원앤북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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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랑스러운 강아지 2>를 읽으며 가장 오래 남은 생각은 ‘좋은 하루를 만드는 데 사건의 크기가 얼마나 중요할까’였습니다. 이 책에는 보물을 찾아 떠나는 모험도 있고, 밤하늘을 바라보는 장면도 있지만, 정작 마음을 붙잡는 순간은 두 강아지가 서로의 상태를 살피거나 같은 풍경을 나누는 때였습니다. 화려한 사건보다 “같이 있다”는 사실이 하루의 의미를 바꾸는 방식이 이 책의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귀여운 캐릭터 에세이로 가볍게 펼쳤다가, 행복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몰티즈 작가님은 문랩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몰티즈 앤 리트리버’를 통해 편안한 일상과 두 캐릭터의 동행을 꾸준히 그려왔습니다. 이번 2권에서는 그 세계가 일상 바깥의 탐험으로 조금 더 넓어졌습니다. 김근희 번역가님은 그림책과 문학 작품을 우리말로 옮겨온 분으로, 작품 특유의 짧고 부드러운 대화가 과장되지 않게 살아 있습니다. 번역서가 아니라 원래 한국어로 된 만화라고 해도 믿어질만큼 번역이 자연스러워서 좋았습니다.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거창한 판타지와 소소한 생활이 같은 호흡 안에 놓인다는 점입니다. “근데 보물을 찾으러 가는 길은 위험해”, “저 스쿠터를 타고 탐험하러 가면 될 거야”라며 모험을 준비하다가도, 다른 장면에서는 “너 오늘 왜 그래?”라고 묻고, 놀고 싶지 않다는 친구의 기분을 살핍니다. 욕실은 어느새 해변과 바닷속 탐험지가 되고, 굴착기로 욕실 바닥을 파헤치는 황당한 전개도 이어집니다. 상상력이 특별한 장소를 만들어내지만, 그 모험을 계속 움직이는 힘은 두 강아지의 관계입니다. 목적지보다 동행이 먼저인 이야기인 셈입니다.







부록 스티커는 다꾸보다 요즘 자주 펼쳐 보는 민법책에 붙이고 있습니다. 공부하다가 판례와 조문 사이에 몰티즈와 리트리버가 불쑥 등장하면 생각보다 꽤 쓸모 있는 ‘공꾸템’이 됩니다. 공부용 책은 반복해서 보는 물건이니 저에게는 이쪽이 훨씬 실용적입니다. 함께 들어 있는 플랩북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머리가 복잡할 때 한 번씩 열어보면 두 강아지가 귀여운 하트 모양 물방울을 움직이는 장면이 나타나는데, 몇 초짜리 장난감 같은 부록이 의외로 기분 전환을 제대로 해줍니다.


이 책의 다정함은 누군가를 거창하게 위로하거나 변화시키려 하지 않는 데서 나옵니다. 함께 놀고, 같이 먹고, 상대가 평소와 다르면 한 번 물어보고, 멋진 것을 보면 옆 사람을 떠올립니다. 이런 관계는 극적인 우정 서사보다 현실에 더 가까이 닿습니다. 다만 ‘함께 있음’이 언제나 행복을 보장한다고 받아들일 필요는 없겠습니다. 좋은 관계는 단순한 물리적 동행보다 상대의 기분과 속도를 알아차리는 데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사랑스러운 강아지 2>는 복잡한 서사나 깊은 분석을 기대하는 책은 아닙니다. 대신 피곤한 날 짧게 펼쳐도 부담이 없고, 귀여운 그림 사이에서 관계와 일상의 작은 기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좋아하는 분, 잠시 가벼운 책이 필요한 분에게 특히 잘 맞겠습니다. 다 읽고 나면 대단한 교훈보다 한 사람이 떠오릅니다. 좋은 것을 봤을 때 문득 같이 보고 싶어지는 사람. 그래서 이 책은 소중한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랑스러운강아지2 #몰티즈 #애원앤북 #베스트셀러 #사은품3종 #스티커 #플랩북 #캐릭터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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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에 대하여 - 여우의 진화·생태·복원과 사람의 공존
송병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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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에대하여 #지식과감성 #송병철 #여우생태 #야생동물 #동물행동학 #야생동물복원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우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생태보다 이야기였습니다. 구미호, 여우 같은 사람, 여우짓 같은 말까지 인간은 오래전부터 이 동물에게 영리함과 교활함, 신비로움이라는 성격을 부여해 왔습니다. 그래서 <여우에 대하여>를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것은 제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여우’와 실제 야생동물로서의 여우 사이에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사람의 상상 속 여우를 빼면 무엇이 남을까요. 이 책을 따라가며 저는 한 종의 동물을 제대로 안다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일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송병철 작가님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반달가슴곰과 산양 복원 사업에 참여했고, 중부복원센터 팀장으로 근무하며 여우 복원 현장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여우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자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력은 <여우에 대하여>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책은 여우의 진화와 분류에서 출발해 형태와 감각, 사회 행동, 먹이와 번식, 조사 방법을 거쳐 보전과 복원 사업까지 다룹니다. 학술적인 내용이 적지 않지만 연구 결과를 나열하는 데 머물지 않고, 야생동물이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가며 인간과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함께 살핀다는 점에서 현장성이 강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여우’라고 묶어 부르는 동물들이 분류학적으로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책의 계통도에서는 개과 안에서도 회색여우형, 붉은여우형, 남아메리카 개과 계통 등이 나뉘며, 붉은여우형 가운데 진정여우속(Vulpes)에 북극여우·사막여우·코사크여우 등이 포함됩니다. 또 붉은여우, 북극여우, 벵골여우, 블랜퍼드여우, 케이프여우, 코사크여우 등은 저마다 다른 지역과 환경에 적응해 살아갑니다. ‘여우’라는 친숙한 이름 하나 뒤에 진화와 지리적 적응의 긴 역사가 숨어 있었던 셈입니다. 이런 분류를 알고 나니 풍성한 꼬리와 뾰족한 귀 정도로 기억하던 동물이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동물을 볼 때 사람의 언어를 먼저 가져다 붙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영리하다, 귀엽다, 사납다, 충성스럽다는 식입니다. 여우에게 ‘교활하다’는 표현을 붙이는 것도 비슷합니다. 그런데 책에서 여우의 행동을 먹이 획득, 번식, 가족 구성, 경쟁, 영역과 같은 생존 조건 속에서 설명하는 것을 읽고 나니 같은 행동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이 책에는 붉은여우가 단독으로 사냥하기도 하고, 먹이가 풍부한 환경에서는 번식쌍과 새끼 등이 함께 생활할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인간의 성격을 대입하기보다 어떤 환경에서 그 행동이 유리했는지를 살피자 여우의 행동이 훨씬 구체적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여우에 대하여>는 자연스럽게 공존의 문제로 확장됩니다. 야생동물을 보호한다는 말은 따뜻하게 들리지만 실제 복원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야생동물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생활권과 경계를 모르고, 먹이와 번식지와 은신처를 따라 움직입니다. 책의 사회 행동 모형에서도 환경 조건은 먹이 밀도뿐 아니라 인간의 영향과 연결되고, 그것이 가족군이나 행동, 공간 이용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제시됩니다. 따라서 복원은 동물을 몇 마리 자연에 풀어놓는 것으로 끝날 수 없습니다. 사람과 야생동물이 같은 공간을 이용하면서 생기는 피해와 갈등까지 관리해야 비로소 지속될 수 있습니다. ‘보호해야 할 귀여운 동물’이라는 시선만으로는 야생동물 보전의 현실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여우를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생태와 야생동물 복원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특히 잘 맞습니다. 전문적인 분류명과 표, 연구 자료가 제법 등장해 가벼운 동물 에세이를 기대한다면 다소 촘촘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만큼 여우를 막연한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생명체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읽고 나서 제게 남은 변화도 의외로 소박했습니다. 여우를 보면 이제 ‘교활한 동물’이라는 오래된 수식어보다 먼저, 저 동물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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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 인공지능이 결코 계산할 수 없는 것들에 관하여
이영환 지음 / 앵글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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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AI가 인간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더 빠르게 판단하는 시대에, 인간의 가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으며 저는 이 질문을 계속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지능과 정보 처리 능력을 인간다움의 핵심으로 여긴다면 AI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인간의 자리를 좁힙니다. 그러나 삶에는 계산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영역이 있습니다. 무엇을 사랑할지, 어떤 관계를 지킬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무엇을 옳다고 여기며 살 것인지는 결국 한 사람이 살아내며 선택해야 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AI 시대의 인간을 바라봅니다. 





이영환 작가님은 동국대학교 경제학과에서 오랫동안 미시경제학과 정보경제학을 가르친 경제학자입니다. ‘합리적 인간’을 전제로 인간의 선택을 연구해 온 학자가 은퇴 후 AI와 대화하며 인간 자체를 다시 탐구한다는 배경이 흥미롭습니다. 작가님은 AI에 ‘스피리티’라는 이름을 붙이고 자신·타인·세계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대화를 이어갑니다. 경제학에서 출발했지만 책의 중심에는 의식, 공감, 죽음, 자유의지, 세계관처럼 오래된 철학적 문제가 놓여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AI를 설명하는 기술 교양서라기보다 AI라는 새로운 대화 상대를 통해 인간의 조건을 생각해보는 철학적 대담이라고 읽었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인간과 AI의 차이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이 책에서는 인간이 표면적인 의식으로 언어와 논리,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과 달리 AI에는 자아나 의식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다른 사진에서는 AI가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는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지만, 의식의 확장이 결여된 채 계산 능력만 무한히 강해지는 상황 역시 경계합니다. 책이 강조하는 것은 지능 경쟁에서 인간이 AI를 이겨야 한다는 주장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능의 우위를 내려놓은 자리에서 직접 경험하고 느끼며 자기 삶을 성찰하는 ‘의식’의 문제를 꺼냅니다. 작가님이 “지능은 공유 가능하지만, 의식은 체험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AI는 답을 놀라울 만큼 빠르게 생산하지만 인간의 삶에는 끝내 하나의 정답으로 환원되지 않는 문제가 존재합니다. 그런 문제를 성급히 해결하기보다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을 동원해 계속 생각하는 과정 자체가 인간의 지적 활동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AI 활용법이나 미래 기술 전망을 찾는 독자보다는 AI 시대에 인간다움, 자유의지, 관계와 죽음 같은 문제를 생각해보고 싶은 독자에게 더 잘 맞겠습니다. 특히 AI를 이미 일상적으로 사용하면서 ‘이 편리한 도구와 나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를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책의 대화 방식 자체에서도 생각거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제게 남은 것은 AI에게 얼마나 좋은 답을 얻을 수 있는가보다, 그 답 앞에서 내가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많은 답을 대신 받아도 자기 삶의 판단까지 통째로 넘겨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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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모든 심리 - 타인을 읽는 시간 ㅣ 김성규의 문화심리학 읽기 1
김성규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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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상의 모든 심리>를 읽으면서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것은 타인을 이해한다는 말의 의미였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만나면 성격이 좋다거나 예민하다거나 이기적이라는 식으로 꽤 빠르게 판단합니다. 심리학 용어를 조금 알게 되면 이런 판단에 그럴듯한 이름까지 붙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를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일과는 다릅니다. 오히려 내가 보고 있는 모습이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심리 문해력’도 저는 그런 태도와 연결해서 읽었습니다.





김성규 작가님은 영어문화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죽음심리학과 영화 비평을 세부 전공으로 연구해왔습니다. 현재 동국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인간의 몸과 마음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상의 모든 심리> 역시 대학에서 진행한 교양 심리학 강의를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그래서 책은 성격과 자존감에서 시작해 콤플렉스, 공황장애, 트라우마, 사랑, 외로움과 죽음까지 폭넓게 다룹니다. 특히 심리 개념을 영화와 연결하는 방식이 눈에 띕니다. 영화 속 인물과 사건이라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과하면서 추상적인 심리 개념을 이해하도록 구성되어 있어 교양서로서 접근하기 편했습니다.





본문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자존감을 설명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작가님은 20세기 중반 심리학에서 논의된 ‘인생 4분의 1 위기’를 소개하면서 청년기에 자신의 존재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기를 이야기합니다. 이어 자존감을 처음 구체화한 학자 모리스 로젠버그의 논의를 소개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평가하는 존재인 동시에 그 평가의 대상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나를 사랑하라’는 익숙한 조언보다 훨씬 까다로운 문제가 여기에서 생깁니다.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사회적 경험과 타인의 평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존감을 개인의 의지만으로 높일 수 있는 수치처럼 다루기 어려운 이유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저도 사람을 이해하려 할 때 성격을 설명하는 몇 가지 단어에 기대곤 합니다. 실제로 책에는 작가님 자신의 성격검사 결과와 생성형 AI를 활용한 성격 분석도 등장합니다. 개방성·성실성·외향성·우호성·신경성이라는 ‘빅 파이브’처럼 성격을 일정한 기준으로 살펴보는 틀은 자신을 돌아보는 데 유용합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보고 나면 이상하게도 사람을 다 알아낸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게 됐습니다. 검사는 사람을 한 문장으로 확정하는 답안지가 아니라고 말입니다.


이런 점은 이상심리를 다룰 때 더욱 중요해 보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수동적인 공격성’이라는 개념이 소개됩니다. 자신의 주장이나 감정을 직접 표현하기 어려워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채 공격성을 나타내거나 은밀하게 보복하는 행동을 설명합니다. 일상에서도 이런 심리학 용어는 타인의 행동을 손쉽게 규정하는 꼬리표가 되기 쉽습니다. 더구나 이 책은 공황장애, 트라우마, 자기애성 성격장애, 색정망상처럼 실제 정신건강과 연결되는 주제까지 다룹니다. 교양 심리학의 유용함과 위험성이 만나는 지점도 여기라고 생각합니다. 개념을 알면 이해의 범위가 넓어지지만, 몇 가지 행동만 보고 타인을 진단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심리학 지식이 판단을 빠르게 만드는 도구보다 판단을 조금 늦추는 도구가 될 때 더 의미가 있습니다.


<지상의 모든 심리>은 심리학을 처음 접하면서도 성격 유형이나 자기계발식 조언보다 인간의 마음을 폭넓게 살펴보고 싶은 독자에게 잘 맞겠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굿 윌 헌팅>, <블랙 스완>, <김씨 표류기> 등 익숙한 작품을 심리학으로 다시 보는 재미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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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클래식 배틀
이채훈 지음 / 혜지원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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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클래식 배틀>을 읽으며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비교’가 음악을 이해하는 꽤 좋은 방법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클래식을 처음 접하면 작곡가와 작품명이 끝없이 등장해 자칫 음악사 연표를 외우는 공부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두 사람을 나란히 세워 놓으면 갑자기 이야기가 생깁니다. 누가 누구의 영향을 받았는지, 같은 시대를 살면서 무엇이 달랐는지, 한 작곡가가 다른 작곡가를 어떻게 바라봤는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제목에는 ‘배틀’이라는 꽤 요란한 단어가 붙어 있지만, 읽으면서 제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승패보다 음악가들 사이의 관계였습니다.





이 책을 쓴 이채훈 작가님은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30년 동안 MBC 교양 다큐멘터리 PD로 일했으며,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김혜수의 W> 같은 프로그램뿐 아니라 모차르트와 정경화를 다룬 음악 다큐멘터리도 제작했습니다. 이런 이력은 책의 구성에서도 드러납니다. 음악 이론을 차례로 설명하기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건을 배치하고, 독자가 궁금해할 만한 질문으로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부터 바흐와 헨델, 베토벤과 하이든, 쇼팽과 리스트를 거쳐 조성진과 임윤찬까지 이어지는 구성도 클래식 음악사를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훑어보게 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가 특히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관계였습니다. 두 사람이 빈의 음악계에서 경쟁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책에 소개된 내용을 따라가 보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숙명의 원수라는 그림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모차르트가 황제 요제프 2세에게 코믹 오페라를 제안했을 때 살리에리가 먼저 기회를 얻었고, 모차르트가 자신의 작품을 살리에리가 좋아하지 않았다고 기록한 일도 있습니다. 경쟁심과 불편한 감정은 분명 존재했던 셈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작품이 같은 시기에 계속 무대에 올랐고,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작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일화도 소개됩니다.  




저 역시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익숙한 몇몇 곡은 알아도 작곡가들의 관계나 시대적 맥락까지 알고 듣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같은 곡도 배경을 알고 들으면 무엇이 달라질까 궁금했습니다. 책에 실린 QR코드가 꽤 유용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헨델의 오페라를 둘러싼 이야기를 읽은 뒤 바로 음악을 들어보는 식으로 읽기와 감상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글에서 설명한 차이를 실제 소리로 확인하다 보면 ‘아는 만큼 들린다’는 말이 꽤 구체적인 경험이 됩니다. 




그래서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클래식 배틀>은 클래식에 관심은 있지만 음악사를 처음부터 공부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분이나, 유명한 곡 몇 개에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가고 싶은 분에게 잘 맞겠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클래식 입문용으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저에게는 무엇보다 클래식을 ‘외워야 할 교양’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고 다시 들어보고 싶은 음악’으로 옮겨 놓았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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