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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 ㅣ 다산어린이문학
탁정은 지음, 이명애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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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상대 선수끼리 주고받는 첫 눈길이 얼마나 중요한지. 내 눈길을 피하는 샛별잉를 보면서 나는 손쉬운 승리를 예감했다.
샛별이의 서브로 경기가 시작됐다.
-23 p / <서브>
해리포터 이후로 딱히 눈에 들어오는 아동문학이 없었는데, 최근 꽤 재미있게 읽은 동화가 있습니다. 바로 탁정은 작가님의 <서브>라는 동화입니다. 저는 어른 독자임에도 아동문학에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정확히 말하면 영미문화권의 아동문학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우리나라 동화는 조금 갑갑한 느낌이 들어서 아이들에게만 추천해주고 저는 잘 읽지 않습니다. 그런데 <서브>는 어른이 읽어도 감동적인 동화였습니다. 단순히 아이들에게만 추천하기에는 아까워서 조금 자세히 리뷰를 쓰려고 합니다.

이 동화의 제목인 ‘서브’는 말 그대로 테니스 코트 경기용어입니다. 테니스에서 서브는 랠리의 시작으로 모든 랠리에 사용되는 유일한 스트로크라고 합니다. 그야말로 ‘서브’는 테니스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일단 스포츠에 별로 관심이 없고, 테니스는 경기 규칙조차 잘 모르고 있었는데요. 저처럼 테니스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고 해도 <서브>를 읽는 데는 별로 어려움이 없습니다. 테니스 경기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어서 굳이 잘 몰라도 잘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이 동화에는 초등학생인 아라, 샛별, 지수, 이안이 나옵니다. 이 아이들은 모두 테니스 선수입니다. 이 아이들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각자의 입장에서 경기가 어떤 의미인지 나와 있어서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아라는 특수 보청기를 사용하는 테니스 선수입니다.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샛별이와 결승전에서 맞붙었을 때 방심을 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의 야유 소리에 마음의 평정을 잃고 맙니다. 샛별이는 사실 아라와 맞붙을만큼 실력이 좋다고 인정받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오히려 어머니도 샛별이가 결승전에 올라갈 수 있을만큼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샛별이는 아라와의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엄청난 실력을 보여줍니다. 아라와 샛별이의 경기는 단순히 승패만을 겨루는 싸움이 아닙니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지요. 그래서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는 두 아이의 모습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지수와 이안이의 경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긴장을 잘 하는 지수는 6개월 전 경기를 함께 치른 적이 있는 이안을 보고 또 다시 바짝 긴장을 합니다. 하지만 지수는 이안에게 계속 점수를 내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안이 지수에게 밀려서 모자를 패대기칠 정도로 심한 감정 표출을 하고 말지요. 저는 지수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 자기 분에 못 이겨서 화를 낸 이안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인생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긴장을 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요. 그리고 부상을 입혔던 적이 있는 상대에게 분이 나는 건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서브>를 읽으면서 테니스라는 스포츠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습니다. 정말 테니스 경기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고,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손에 땀을 쥐며 한 장 한 장 읽어나갔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이 되어 깊은 감동도 받았습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입니다. 즐거운 독서 체험이 될 수 있으리라 장담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