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라면소설 3
김영리 지음 / 뜨인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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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인돌 출판사에서 출간한 김영리 작가의 <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을 배송받고 처음 느낀 것은 '어? 소설책이 왜 이리 작지? 특이하다!"였습니다.


제가 평소 읽어오던 소설책은 최소한 300쪽 이상의, 어느 정도 무게가 있는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책은 총 110쪽입니다. 사이즈도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정도입니다.

그리고 왜 이렇게 소설의 분량이 작고, 책이 작은지 표지를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라면소설'이었던 것입니다.


라면소설은 뜨인돌 출판사에서 기획하는 시리즈로, '만약'에서 시작한 이야기들이라고 합니다. 라면처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맛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서 평범한 소설책과는 다르게 생겼던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 소설의 주독자는 중고등학생들일텐데, 가방에 쏙 넣어서 다니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집, 교과서만으로도 책이라고 하면 거부감이 들 나이의 아이들에게, 이런 소설이 나온 것만으로도 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은 정말 라면처럼 간편하고 맛있었습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아서 읽기 전부터 무척 궁금했었는데요. 읽고 나니 왜 이런 제목으로 지어졌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줄거리는 소설의 스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간단히만 적도록 하겠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중학생 여자아이로, 이름은 '하늬'입니다. 하늬는 옷을 사고 입고 SNS에 올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SNS를 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실테지만, SNS를 하면서 SNS 속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하지요. 하늬도 마찬가지입니다. 

SNS에서 이미 10만 팔로워를 달성한 인플루언서 제이빈을 동경하면서 그녀가 입고 찍어 올렸던 옷과 비슷한 옷을 사고, 해시태그도 비슷하게 걸면서 따라합니다. 하늬의 관심사는 오로지 SNS와 옷에 집중되어 있었던거죠.

현실 반영을 정말 잘한 소설이라고 생각했어요. 우리 주변에 하늬와 같은 사람들이 실제로 꼭 있지 않나요? 저도 하늬같은 친구가 있어서 웃음을 참으며 소설을 읽어 나갔답니다.


중학생이면 사실 용돈으로 옷을 많이 사기는 힘들텐데요. 하늬의 두 언니가 의류 쇼핑몰을 운영해서 피팅모델까지 겸합니다. 그래서 SNS에 많은 옷을 올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환경 덕분에 하늬는 금방 제이빈의 팔로워수를 따라잡습니다. 그렇게 하늬는 패션 인플루언서로 잘 나가나 싶었는데요. 

어느 날부터 하늬의 뒤에 옷들이 줄줄 쫓아다닙니다. 옷 뿐만 아니라 옷 뒤에서 옷을 우적우적 씹어먹는 염소에, 처음보는 소녀까지 하늬의 뒤에 쫓아다녀요. 정말 으스스하죠. 그런데 더 무서운 건, 이 모든 게 하늬에게만 보인다는 것입니다.


가족들, 단짝인 다현이에게는 하늬의 뒤에 붙어있는 유령같은 옷들, 염소, 소녀가 보이지 않아요. 소설은 하늬가 옷, 염소, 소녀를 어떻게 떼어낼까 고민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을 직접 읽어보면서 하늬가 이런 유령같은 존재들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살펴본다면 재미있을거예요.


그리고 <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에는 특이한 책갈피가 있는데요. '라면소설 별첨스프'라고 써 있는 작은 메모지입니다. 여기에는 이 소설의 중요한 사건인 '라나 플라자 붕괴 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요.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무려 1,129명의 사망자, 2,5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사고였는데요. 이 사고와 '패션 산업'이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마음이 착찹하고 슬퍼졌습니다.


이 소설은 아무 생각없이 SNS 인플루언서를 따라하고, 몇 번 입지도 않을 옷들을 과소비하는 사람들에게 따끔한 충고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무분별하게 산 옷이 있지는 않았나, 돌이켜보게 되더라구요. 교훈적인 메시지도 담고 있고, 빠르고 쉽게 읽히는 소설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인플루언서소녀에게으스스한은총을 #뜨인돌 #김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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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커피사 - 달콤쌉싸름하면서 새콤짭짤한 커피인문학
박영순 지음, 유사랑 그림 / 이글루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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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애정이 있는 분들, 인문학적으로 커피를 알아보고 싶은 분들께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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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커피사 - 달콤쌉싸름하면서 새콤짭짤한 커피인문학
박영순 지음, 유사랑 그림 / 이글루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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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러분은 커피 좋아하시나요?

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오후가 되어 나른해질 때 쯤에도 한 잔을 더 마십니다. 직장 동료들을 보아도 점심 시간에 아메리카노 한 잔은 꼭 마시더라구요. 그러고보면, 어느새 우리 일상에 커피가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저는 단순히 커피를 잠깨는 수단 정도로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은은한 커피향을 좋아하고, 커피의 맛에 즐거움을 느낍니다. 그래서인지 이글루 출판사에서 박영순 작가의 <파란만장한 커피사>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무척 반갑고 기뻤습니다. 이글루 출판사는 지식과 교양을 담은 책들을 출간하는 출판사입니다. 아무튼, 조만간 이 책을 구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마침 책세상맘수다카페에서 체험단모집에 당첨되어 <파란만장한 커피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만세!) 이 책을 기다리는 동안 계속 기대에 부풀어서 마음이 두근두근 했습니다. 실물 책을 받고 보니 참 열심히, 그리고 잘 만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자료도 올 컬러로 다양하게 들어있고, 커피에 대해 더이상 궁금한 점이 나오지 않을만큼 자세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사랑 그림 작가님의 일러스트도 이 책을 읽을 때 꽤 많은 재미를 줍니다.




<파란만장한 커피사>를 쓴 박영순 작가는 20여 년 간 언론계에 몸담았던 분입니다. 기자 시절 의학과 와인 전문기자로 활동하며 식음료 향미 전문가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커피인문학, 커피 테이스터, 플레이버 마스터 분야를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 후'에 등재된 분입니다. 현재는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커피학과 외래교수로 활동 중입니다.


커피를 오랫동안 공부한 작가님이 쓰신 글이라, 이 책은 결코 커피에 대해 가벼운 수준의 내용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작가님이 얼마나 오랫동안 역사적, 문화적 관점에서 커피에 대한 오랜 탐구를 하셨는지 책을 조금만 읽어보아도 금방 알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과학적 근거, 출처도 책 속에 빠짐없이 들어있기 때문에 커피를 연구하는 분들이 읽어도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란만장한 커피사>의 1장은 커피의 문화적 의미와 혁신적인 제품, 미래 커피 시장 등에 대해서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제2장에서는 커피가 전쟁, 경제, 노동 등에서 했던 역할, 문화적 관습 등이 나와있는데, 아주 흥미로운 장이었습니다. 제가 역사를 좋아해서 그런지 이 장을 읽을 때에는 책장이 술술 넘어갔습니다. 


제3자에서는 커피 생산 과정이 나와 있습니다. 로스팅과 추출 방법 등을 읽으면서 마치 제가 바리스타 옆에서 과외 수업을 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4장에서는 커피의 건강 효과와 영양 성분, 탈모 예방, 스트레스 해소 등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커피를 건강에 좋지 않은 기호 식품 정도로 치부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4장을 읽으면 커피의 이점에 대해서 많이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얇은 책보다는 두꺼운 책을 선호하는 편인데, 읽을 내용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책도 꽤나 두툼합니다. 하지만 전혀 지루하거나 읽기에 힘들지 않아요. 한 꼭지에 해당하는 글이 2~3장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틈날 때 짬짬히 읽다보면 어느새 한 권을 다 읽게 됩니다. 굳이 차례차례 읽을 필요 없이, 독자가 관심있는 제목부터 읽어도 충분히 이 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파란만장한 커피사>에서 미래의 커피에 대한 내용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내용도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이 모두 재미있었지만요. 지구온난화 때문에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커피 재배지가 절반으로 줄어들고, 2080년에는 커피나무가 멸종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나무에서 수확하지 않는 커피가 음료 상품으로 출시되는 것으로 위기에 처한 커피의 반격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저는 환경이 더이상 파괴되지 않고 지금같은 커피가 계속 생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외에도 블루마운틴은 왜 '여왕의 커피'라고 불리게 되었는지, 아인슈페너는 왜 '비엔나커피'라고 알려지게 되었는지, '다방 마담'은 어떻게 '다방 레지'로 전락하게 되었는지, 커피 한 잔의 용량은 얼마인지, 세상에서 가장 큰 커피숍은 어디에 있는지, 디카페인 커피는 어떻게 발명되었는지 등등 커피에 대한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파란만장한 커피사> 속에 들어있습니다.

커피에 애정이 있는 분들, 인문학적으로 커피를 알아보고 싶은 분들께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이 책을 읽다보니 더욱 커피가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커피인문학이 앞으로 계속 발전되어 커피에 대한 지식을 많이 전파했으면 합니다.


#책세상 #맘수다 #책세상맘수다카페 #파란만장한커피사 #이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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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으로 온 카스테라 오늘의 청소년 문학 43
한정영 지음 / 다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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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소년, 어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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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으로 온 카스테라 오늘의 청소년 문학 43
한정영 지음 / 다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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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한정영 작가의 <조선으로 온 카스테라>는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추기 힘든 책입니다. 그만큼 흡입력도 좋고, 내용도 감동적이에요. 책을 소개하기 전에 한정영 작가님에 대해 잠깐 언급할게요.


한정영 작가님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연구교수를 지냈습니다. 지금은 한겨레교육문화센터와 JY 스토리텔링 아카데미에서 미래의 작가들을 위한 다양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조선의 소년 비행사입니다>를 비롯해 <히라도의 눈물>, <소녀 저격수> 등과 같은 책을 쓰셨어요. 최근에 한정영 작가님이 쓰신 책을 몇 권 읽어보고 팬이 되었습니다. 최근 읽은 소설책들 중 가장 좋았습니다. 올해 읽은 한국소설 중에서 한정영 작가님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을 정도입니다.




<조선으로 온 카스테라>도 역시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아니, 기대 이상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떻게 작가님은 이런 이야기를 쓰셨는지, 새삼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다미'는 10대 후반의 소녀입니다. 보통 현대 사회의 10대 후반이라면 진로를 정하고 부모님의 따듯한 사랑을 받으면서 잘 자라겠지만, 다미는 그렇지 않습니다. 조선 시대에 태어난 '여자'이니까요.


조선 시대는 신분, 성별에 따른 차별이 심했던만큼, 역관의 딸인 다미는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역관은 요즘 직업으로 이야기하면 '통역사' 정도가 됩니다. 요즘 시대에 통역사는 잘나가는 직업이지만, 조선시대에는 그렇지 않았어요. '양반'이 아닌 '중인' 계급 정도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래서 다미에게는 '신분 상승'을 위한 길이 애초에 막혀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신분 상승'이라는 거창한 말까지 하지 않아도,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해야 맞겠습니다.


이러한 태생적인 제약에 겹쳐 다미의 불행은 계속됩니다. 집을 나간 어머니는 소식이 없고, 아버지는 야소교(기독교) 신자라는 이유로 역적으로 몰려 모진 고문을 당합니다. 다미는 아버지의 병수발을 들고, 경제활동을 하면서 집안 살림을 어렵게 꾸려나갑니다. 하지만 10대 소녀가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한다해도 벌어들일 수 있는 한계가 있지요. 다행히 다미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기는 합니다.


다미의 사정을 알고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윤 초시입니다. 그러나 그는 사실 이물스러운 속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미를 자신의 아들인 순남과 결혼시키려고 잘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순남은 마음은 착하지만 정신연령이 어린이 수준에 머물러 있는 청년입니다.


다미는 아버지의 병수발을 하면서 미래가 없는 하루를 힘들게 사는 현실을 괴로워합니다. 게다가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해야할 판이니, 그 괴로움이 더욱 심했어요. 결국 다미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로 결심합니다. 다행히 다미는 역관인 아버지 밑에서 청나라 말을 배워 청나라 사람들과 연을 맺게 됩니다.


소설 초반에는 청나라 사람들과 다미가 어떻게 이어지게 될까 계속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소설을 다 읽고 나면 그 의문이 해소됩니다. 정말 꼭 읽어보세요.


다미는 자신의 환경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친척인 조 상궁의 도움을 받아 궁녀가 되려 합니다. 하지만 조 상궁은 바로 궁으로 다미를 데려가는 대신, 빙허각 어른을 만나게 해줍니다. 빙허각은 여성임에도 논어, 맹자까지 읽고 자신의 요리책을 쓸 정도로 똑똑한 여성입니다.


빙허각은 미각도 뛰어나고 음식을 만드는 데 소질이 있는 다미를 알아봅니다. 그리고 다미가 재능을 펼칠 수 있또록 많은 도움을 줍니다. 다미는 자신의 노력과 자신을 알아주는 어른들의 지원 덕분에 결국에는 조선인 최초로 찻집에서 차도 우려내고, 여러 과자들과 카스테라(가수저라)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람이 됩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개인 카페'를 창업해서 성공한 사장님이 된 격이겠네요.


스포가 될 수 있어서 자세한 줄거리는 적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직접 읽어보아야 그 감동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읽다보면 다미의 어려운 환경 때문에 같이 마음이 답답하기도 하고, 혹시나 잘못되지나 않을까 조마조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치 카메오처럼 다산 정약용도 등장합니다. 이 소설의 중요한 배경 중 하나가 '천주교 탄압'이기 때문입니다. 정약용 집안은 천주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아무튼 다미가 모든 절망을 이겨내고 열심히 노력하여 자신의 재능을 살렸을 때에는 제가 마치 다미가 된 것처럼 기뻤습니다.

주어진 환경 때문에 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소년, 어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소설입니다.


#조선으로온카스테라 #청소년소설 #역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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