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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ㅣ 라면소설 3
김영리 지음 / 뜨인돌 / 2024년 9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1024/pimg_7719751604472627.jpg)
뜨인돌 출판사에서 출간한 김영리 작가의 <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을 배송받고 처음 느낀 것은 '어? 소설책이 왜 이리 작지? 특이하다!"였습니다.
제가 평소 읽어오던 소설책은 최소한 300쪽 이상의, 어느 정도 무게가 있는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책은 총 110쪽입니다. 사이즈도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정도입니다.
그리고 왜 이렇게 소설의 분량이 작고, 책이 작은지 표지를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라면소설'이었던 것입니다.
라면소설은 뜨인돌 출판사에서 기획하는 시리즈로, '만약'에서 시작한 이야기들이라고 합니다. 라면처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맛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서 평범한 소설책과는 다르게 생겼던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 소설의 주독자는 중고등학생들일텐데, 가방에 쏙 넣어서 다니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집, 교과서만으로도 책이라고 하면 거부감이 들 나이의 아이들에게, 이런 소설이 나온 것만으로도 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은 정말 라면처럼 간편하고 맛있었습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아서 읽기 전부터 무척 궁금했었는데요. 읽고 나니 왜 이런 제목으로 지어졌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줄거리는 소설의 스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간단히만 적도록 하겠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중학생 여자아이로, 이름은 '하늬'입니다. 하늬는 옷을 사고 입고 SNS에 올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SNS를 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실테지만, SNS를 하면서 SNS 속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하지요. 하늬도 마찬가지입니다.
SNS에서 이미 10만 팔로워를 달성한 인플루언서 제이빈을 동경하면서 그녀가 입고 찍어 올렸던 옷과 비슷한 옷을 사고, 해시태그도 비슷하게 걸면서 따라합니다. 하늬의 관심사는 오로지 SNS와 옷에 집중되어 있었던거죠.
현실 반영을 정말 잘한 소설이라고 생각했어요. 우리 주변에 하늬와 같은 사람들이 실제로 꼭 있지 않나요? 저도 하늬같은 친구가 있어서 웃음을 참으며 소설을 읽어 나갔답니다.
중학생이면 사실 용돈으로 옷을 많이 사기는 힘들텐데요. 하늬의 두 언니가 의류 쇼핑몰을 운영해서 피팅모델까지 겸합니다. 그래서 SNS에 많은 옷을 올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환경 덕분에 하늬는 금방 제이빈의 팔로워수를 따라잡습니다. 그렇게 하늬는 패션 인플루언서로 잘 나가나 싶었는데요.
어느 날부터 하늬의 뒤에 옷들이 줄줄 쫓아다닙니다. 옷 뿐만 아니라 옷 뒤에서 옷을 우적우적 씹어먹는 염소에, 처음보는 소녀까지 하늬의 뒤에 쫓아다녀요. 정말 으스스하죠. 그런데 더 무서운 건, 이 모든 게 하늬에게만 보인다는 것입니다.
가족들, 단짝인 다현이에게는 하늬의 뒤에 붙어있는 유령같은 옷들, 염소, 소녀가 보이지 않아요. 소설은 하늬가 옷, 염소, 소녀를 어떻게 떼어낼까 고민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을 직접 읽어보면서 하늬가 이런 유령같은 존재들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살펴본다면 재미있을거예요.
그리고 <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에는 특이한 책갈피가 있는데요. '라면소설 별첨스프'라고 써 있는 작은 메모지입니다. 여기에는 이 소설의 중요한 사건인 '라나 플라자 붕괴 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요.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무려 1,129명의 사망자, 2,5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사고였는데요. 이 사고와 '패션 산업'이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마음이 착찹하고 슬퍼졌습니다.
이 소설은 아무 생각없이 SNS 인플루언서를 따라하고, 몇 번 입지도 않을 옷들을 과소비하는 사람들에게 따끔한 충고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무분별하게 산 옷이 있지는 않았나, 돌이켜보게 되더라구요. 교훈적인 메시지도 담고 있고, 빠르고 쉽게 읽히는 소설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1024/pimg_771975160447262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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