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으로 온 카스테라 오늘의 청소년 문학 43
한정영 지음 / 다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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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한정영 작가의 <조선으로 온 카스테라>는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추기 힘든 책입니다. 그만큼 흡입력도 좋고, 내용도 감동적이에요. 책을 소개하기 전에 한정영 작가님에 대해 잠깐 언급할게요.


한정영 작가님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연구교수를 지냈습니다. 지금은 한겨레교육문화센터와 JY 스토리텔링 아카데미에서 미래의 작가들을 위한 다양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조선의 소년 비행사입니다>를 비롯해 <히라도의 눈물>, <소녀 저격수> 등과 같은 책을 쓰셨어요. 최근에 한정영 작가님이 쓰신 책을 몇 권 읽어보고 팬이 되었습니다. 최근 읽은 소설책들 중 가장 좋았습니다. 올해 읽은 한국소설 중에서 한정영 작가님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을 정도입니다.




<조선으로 온 카스테라>도 역시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아니, 기대 이상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떻게 작가님은 이런 이야기를 쓰셨는지, 새삼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다미'는 10대 후반의 소녀입니다. 보통 현대 사회의 10대 후반이라면 진로를 정하고 부모님의 따듯한 사랑을 받으면서 잘 자라겠지만, 다미는 그렇지 않습니다. 조선 시대에 태어난 '여자'이니까요.


조선 시대는 신분, 성별에 따른 차별이 심했던만큼, 역관의 딸인 다미는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역관은 요즘 직업으로 이야기하면 '통역사' 정도가 됩니다. 요즘 시대에 통역사는 잘나가는 직업이지만, 조선시대에는 그렇지 않았어요. '양반'이 아닌 '중인' 계급 정도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래서 다미에게는 '신분 상승'을 위한 길이 애초에 막혀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신분 상승'이라는 거창한 말까지 하지 않아도,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해야 맞겠습니다.


이러한 태생적인 제약에 겹쳐 다미의 불행은 계속됩니다. 집을 나간 어머니는 소식이 없고, 아버지는 야소교(기독교) 신자라는 이유로 역적으로 몰려 모진 고문을 당합니다. 다미는 아버지의 병수발을 들고, 경제활동을 하면서 집안 살림을 어렵게 꾸려나갑니다. 하지만 10대 소녀가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한다해도 벌어들일 수 있는 한계가 있지요. 다행히 다미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기는 합니다.


다미의 사정을 알고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윤 초시입니다. 그러나 그는 사실 이물스러운 속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미를 자신의 아들인 순남과 결혼시키려고 잘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순남은 마음은 착하지만 정신연령이 어린이 수준에 머물러 있는 청년입니다.


다미는 아버지의 병수발을 하면서 미래가 없는 하루를 힘들게 사는 현실을 괴로워합니다. 게다가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해야할 판이니, 그 괴로움이 더욱 심했어요. 결국 다미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로 결심합니다. 다행히 다미는 역관인 아버지 밑에서 청나라 말을 배워 청나라 사람들과 연을 맺게 됩니다.


소설 초반에는 청나라 사람들과 다미가 어떻게 이어지게 될까 계속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소설을 다 읽고 나면 그 의문이 해소됩니다. 정말 꼭 읽어보세요.


다미는 자신의 환경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친척인 조 상궁의 도움을 받아 궁녀가 되려 합니다. 하지만 조 상궁은 바로 궁으로 다미를 데려가는 대신, 빙허각 어른을 만나게 해줍니다. 빙허각은 여성임에도 논어, 맹자까지 읽고 자신의 요리책을 쓸 정도로 똑똑한 여성입니다.


빙허각은 미각도 뛰어나고 음식을 만드는 데 소질이 있는 다미를 알아봅니다. 그리고 다미가 재능을 펼칠 수 있또록 많은 도움을 줍니다. 다미는 자신의 노력과 자신을 알아주는 어른들의 지원 덕분에 결국에는 조선인 최초로 찻집에서 차도 우려내고, 여러 과자들과 카스테라(가수저라)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람이 됩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개인 카페'를 창업해서 성공한 사장님이 된 격이겠네요.


스포가 될 수 있어서 자세한 줄거리는 적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직접 읽어보아야 그 감동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읽다보면 다미의 어려운 환경 때문에 같이 마음이 답답하기도 하고, 혹시나 잘못되지나 않을까 조마조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치 카메오처럼 다산 정약용도 등장합니다. 이 소설의 중요한 배경 중 하나가 '천주교 탄압'이기 때문입니다. 정약용 집안은 천주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아무튼 다미가 모든 절망을 이겨내고 열심히 노력하여 자신의 재능을 살렸을 때에는 제가 마치 다미가 된 것처럼 기뻤습니다.

주어진 환경 때문에 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소년, 어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소설입니다.


#조선으로온카스테라 #청소년소설 #역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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