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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의 일탈
나쓰키 시호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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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은 어떤 순간에 자신이 지켜 온 선을 넘게 될까요? 평소에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행동도 분노나 불안, 절박함이 쌓이면 뜻밖의 선택지로 떠오르곤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 선택을 하는 당사자조차 자신의 행동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N의 일탈>을 읽으면서 가장 눈여겨본 부분은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일상의 질서를 벗어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작품을 쓴 나쓰키 시호 작가님은 <B와의 해후>로 포플라사 소설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니키>를 발표하며 일본 문단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N의 일탈>은 제173회 나오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으로, 서로 다른 인물들이 충동적인 선택을 계기로 예상하지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세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민경욱 번역가님은 히가시노 게이고와 요시다 슈이치 등 여러 일본 작가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겨 왔습니다. 작가님이든, 번역가님이든 실력이 좋으셔서 책이 술술 읽혔습니다.

저는 특히 아쓰시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팔리지 않는 도마뱀을 구하려는 청년의 행동은 처음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선택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위험한 방법을 선택하면서 상황은 점점 복잡해집니다. 본문에서 아쓰시가 아버지와 충돌하는 장면도 눈에 남았습니다. 아버지가 맥주 캔을 집어 던지자 아쓰시는 격하게 반응하고, 두 사람 사이에 쌓여 있던 감정이 거친 행동으로 드러납니다. 이 장면에서는 아쓰시의 행동을 하나의 사건만으로 이해하기보다, 그가 어떤 관계와 환경 속에서 살아왔는지 살펴보게 됩니다.

일상에서도 억울하거나 불쾌한 일을 겪은 뒤 그 자리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나중에야 여러 대답을 떠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언제나 문제는 아니지만, 충분히 정리하지 못한 감정이 다른 상황에서 예상 밖의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소설의 인물들을 보면서 그러한 감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편 인물의 사정을 이해하는 것과 그 행동을 정당화하는 일은 구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했거나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는 사실이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선택까지 허용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N의 일탈>은 인간의 충동을 무조건 해방해야 할 욕망으로 미화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다만 사건의 진행에 비해 인물의 행동을 차분히 되짚어 볼 여유는 적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독자에 따라서는 이러한 빠른 전개가 긴장감을 높이는 장점이 되겠지만, 심리 묘사를 더욱 오래 따라가고 싶을 수도 있겠습니다.
<N의 일탈>은 사건의 진상을 추리하는 재미를 살펴보는 데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세 편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상황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같은 주제를 다양한 인물의 선택을 통해 읽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특히 일상적인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번져 가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을 덮고 나니 사람이 스스로를 잘 안다고 믿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