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쓰는 공자, 인스타그램 쓰는 부처
김연수 지음, 신병근 그림 / 풀빛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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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자녀에게 동양철학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공자와 맹자라는 이름은 익숙하지만, 인(仁)이나 의(義), 성선설 같은 개념을 자신의 생활과 연결해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중1과 중3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철학을 어려운 암기 과목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카카오톡 쓰는 공자, 인스타그램 쓰는 부처>라는 제목부터 흥미로웠습니다. 공자가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맹자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는 상상은 다소 엉뚱하지만, 아이들이 매일 접하는 소통 방식으로 오래된 사상을 설명한다는 발상이 신선했습니다. 철학을 처음 배우는 아이에게 친숙한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출발점인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김연수 작가님은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에서 오랫동안 한자와 고전을 가르쳐 온 교육자입니다. 현재 EBS 수능 한문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고전을 자신의 삶과 동떨어진 지식으로 느낀다는 점을 고민해 왔다는 이력은 책의 구성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공자와 맹자, 순자, 노자와 장자, 부처의 사상을 각각 SNS 플랫폼에 대응시켜 설명하면서도 사상가들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핵심 개념을 함께 다룹니다. 청소년을 위한 철학 입문서답게 어려운 개념을 일상적인 사례와 대화로 풀어내고, 만화와 삽화를 활용해 독서 부담을 줄인 점도 눈에 띕니다.





가장 관심 있게 읽었던 부분은 공자의 인(仁)을 카카오톡에서의 인간관계와 연결한 대목입니다. 책에는 <논어>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겉으로만 친절한 태도를 보이면서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을 따르는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설명이 나옵니다. 공자가 강조한 인은 상대를 대하는 진실한 마음과 깊이 연결됩니다. 오늘날에는 단체 채팅방에서 수많은 사람과 손쉽게 연락하지만, 연결된 사람이 많다고 해서 관계의 깊이까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특히 친한 친구에게는 다정하게 대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친구를 무시하는 행동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공자의 사상을 온라인에서 실제로 마주하는 인간관계에 적용해 본다는 점에서 교육적인 의미가 있었습니다.





중1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는 맹자를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설정한 부분을 이야기의 소재로 삼기 좋았습니다. 책에서는 친구들이 유튜브로 공부하고 좋아하는 콘텐츠를 공유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이를 읽으며 아이에게 조회수가 높은 영상이 반드시 옳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아닌 이유를 이야기해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우물에 빠질 위험에 처한 아이를 보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설명한 측은지심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도 맹자가 말한 착한 마음을 거창한 도덕 규칙보다 누군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연스럽게 걱정하는 감정으로 이해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철학 용어를 외우게 하기보다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아이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카카오톡 쓰는 공자, 인스타그램 쓰는 부처>는 동양철학을 처음 접하는 중학생이나 자녀와 인문학 대화를 시작하고 싶은 학부모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중1 학생에게는 친숙한 SNS와 만화가 흥미를 높여 주고, 중3 학생에게는 이미 배운 역사적 배경과 철학 개념을 연결해 보는 기회가 될 수 있겠습니다. 함께 읽으며 책의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보다 아이의 생각을 묻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질 수 있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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