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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갓생 ㅣ 북다 청소년 문학 5
은수영 지음 / 북다 / 2026년 9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좋아한다는 마음과 잘한다는 능력을 너무 쉽게 한 묶음으로 생각합니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재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재능이 없다면 좋아하는 마음까지 철회해야 할 것처럼 여기기도 합니다. <이번 생은 갓생>은 그런 기준 속에서 스스로를 ‘망생’이라고 부르는 열여덟 살 은성을 따라갑니다.

이 소설을 쓴 은수영 작가님은 예술고등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고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뮤지컬과 전통연희극 등의 대본을 써 왔습니다. 무대 뒤편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이번 생은 갓생>으로 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청소년 중장편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그런 이력이 흥미로운 것은 이 작품 역시 이야기 바깥에서 창작을 꿈꾸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은성이 독자의 반응에 흔들리는 모습이 꽤 현실적으로 그려진다는 점입니다. 작품을 지운 은성에게 한 독자가 찾아와 왜 글을 지웠느냐고 묻는 모습이나, 작가 지망생들의 채팅방에서 서로의 글과 성적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창작이 혼자 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타인의 반응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은성은 다른 사람의 성과를 보며 자신을 비교하고, 자신의 글이 재미없어 보일까 불안해합니다.

저 역시 글을 써 본 경험이 있어 이 부분에서는 청소년소설이라는 거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공모전이나 창작을 경험하다 보면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작품 하나가 실패했다고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능력 전체가 부정당한 듯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은성이 독자가 좋아할 것을 계산하는 데서 벗어나 자신이 정말 쓰고 싶은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결과를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쓰면 된다는 낭만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타인의 평가를 의식하면서도 그것만으로 자신의 창작을 결정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번 생은 갓생>은 진로와 재능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소년은 물론, 글이나 그림처럼 결과가 불확실한 창작을 해 본 사람에게도 잘 맞는 소설입니다. 특히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면서도 성과 때문에 자꾸 자신을 의심해 본 사람이라면 은성의 고민을 낯설게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거창한 성공을 이루어야 삶이 제대로 굴러가는 것일까하는 생각을 해본 분들에게는 특히나 더 잘 맞을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