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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초인 수업 - 당신 안의 초인을 깨워줄 차라투스트라의 질문들
강용수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9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니체를 좋아해서 그의 책을 몇 권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접하는 니체 해설서가 아니라 실제 번역본으로 읽어왔기 때문에, 이번 <니체 초인 수업>도 단순히 ‘니체가 이런 말을 했다’는 식의 자기계발형 해설서라면 크게 끌리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에 ‘수업’이라는 말이 붙어 있지만, 제가 읽기에는 니체의 말을 현대인의 성공이나 자기계발 공식으로 단순하게 바꾸기보다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중심으로 초인이라는 개념을 다시 풀어내는 책입니다. 특히 ‘초인=남보다 강하고 뛰어난 사람’이라는 익숙한 이미지를 깨뜨리고, 끊임없이 자신을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인간으로 설명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저자 강용수는 고려대학교에서 서양철학을 공부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철학자이자 고려대 철학연구소 연구교수입니다. 니체 철학을 오랫동안 연구해왔으며, 박사논문 「니체의 문화철학」이 국제 니체 연구 학술지 <니체 스튜디엔>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비롯해 니체와 쇼펜하우어에 관한 여러 책을 써왔고, 니체의 <유고>도 번역했습니다. 대중적인 문장으로 철학을 풀어내면서도 원전 연구를 바탕에 두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강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마음이 넓고 오심이 된다고 해서, 존재의 의미를 저절로 깨닫는 것은 아니다”라는 대목이었습니다. 결국 실수를 하거나 자신이 초라해지는 순간에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속으로 계속 들어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니체의 자기극복은 흔히 생각하는 ‘더 나은 내가 되자’와 상당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유능해지고, 더 성공하고, 더 강해지는 것이 자기극복이라면 결국 현재의 자신을 끊임없이 부족한 존재로 취급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극복은 자기 자신을 버리고 다른 존재가 되는 것보다는, 오히려 불편한 부분까지 포함한 자기 자신을 끝까지 들여다보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그림자를 보지 않아도 살아지긴 한다. 다만 그것 역시 부리워할 자리엔 흘리고 싶은 허무가 찾아온다”는 취지의 부분도 오래 남았습니다. 자신의 그림자를 외면한다고 당장 인생이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얼마든지 일하고, 사람을 만나고, 사회가 요구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 좋았던 것은 긍정을 무조건적인 낙관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니체의 긍정을 “거센 파도가 모든 것을 휩쓸어버린 삶의 고통과 허무가 영원히 되풀이된다 해도” 다시 모래성을 쌓는 어린아이의 태도에 비유합니다.
저는 이 대목이 니체의 운명애를 꽤 직관적으로 보여준다고 느꼈습니다. 모든 일이 잘될 거라고 믿는 것이 긍정은 아닙니다. 다시 무너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또 만들어보는 것. 결과가 영원히 남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삶 자체를 무가치하다고 여기지 않는 것. 오히려 그런 태도가 니체가 말하는 긍정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니체 초인 수업>은 니체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초인’, ‘영원회귀’, ‘운명애’, ‘힘에의 의지’ 같은 핵심 개념으로 들어가는 비교적 편안한 입문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저처럼 이미 니체의 번역본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원전을 대체하는 책이라기보다, 자신이 읽었던 니체를 다시 정리하고 현재의 삶에 대입해보는 보조 독서로 읽기 좋습니다. 특히 요즘 말하는 ‘성장’과 ‘자기계발’에 조금 지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은 매일 어제보다 1퍼센트씩 성장해서 마침내 완벽해지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