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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의 함정 - 자극적일수록 더 공허해진다
따웨이 지음, 이지연 옮김 / 지니의서재 / 2026년 8월
평점 :
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은 가만히 있어도 자극이 밀려옵니다. 스마트폰을 켜면 쇼트 폼이 이어지고, SNS에는 타인의 일상이 끊임없이 흘러가고, 쇼핑앱은 제가 무엇을 사고 싶어 할지 저보다 먼저 알고 있는 듯합니다. 예전보다 즐길 것은 훨씬 많아졌는데 이상하게 집중하기는 더 어려워졌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오히려 불편해졌습니다. <도파민의 함정>을 읽으며 저는 이 익숙한 피로가 단순히 의지 부족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이 책에서는 도파민을 흔히 알려진 ‘행복 물질’이라기보다 다음 보상을 기대하고 갈망하게 만드는 신호로 설명합니다. 사진 속 본문에서도 도파민 디톡스를 단순히 자극을 끊는 행위가 아니라, 외부 자극에 끌려다니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삶의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으로 이야기합니다. 스마트폰을 잠깐 내려놓았는데도 손이 허전하고, 특별히 볼 것도 없으면서 SNS를 다시 열게 되는 행동을 떠올리면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저 역시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시기에는 휴대폰을 훨씬 자주 봤습니다. 피곤해서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화면을 켰는데, 정작 쉬지는 못하고 이것저것 보다 시간이 흘러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조직에서 사람 때문에 진이 빠진 날에는 생각을 멈추고 싶은 마음 때문에 즉각적인 자극을 찾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기보다 오히려 더 공허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공갈 젖꼭지 효과’가 바로 이런 경험을 설명해주는 표현처럼 느껴졌습니다. 잠깐 달래주기는 하지만 진짜 허기를 채워주지는 못하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이 도파민 이야기를 스마트폰 중독에만 가두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인간관계, 사랑, 소비와 투자까지 범위를 넓혀 우리가 왜 비슷한 선택을 반복하는지를 설명합니다. 그중에서도 ‘간헐적 강화’와 ‘미완성 과제 심리’는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상대가 늘 잘해주는 것보다 잘해줬다 차가워졌다를 반복할 때 오히려 관계에 더 매달릴 수 있다는 설명은 현실에서 생각보다 자주 보이는 패턴입니다. 끝난 관계인데도 계속 의미를 찾거나, 마지막 연락 하나에 지나치게 많은 해석을 붙이는 것도 결국 해결되지 않은 보상을 기다리는 심리와 무관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사성의 마법’도 재미있었습니다. MBTI가 같거나 취향 하나가 겹치면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금세 친밀감을 느끼는 현상을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사람을 만나보면 출신 학교, 좋아하는 책, 비슷한 직업 경험처럼 작은 공통점 하나만 발견해도 대화의 거리가 빠르게 좁아집니다. 다만 유사성은 관계의 문을 쉽게 열어줄 뿐,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보증서는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나와 비슷한 사람’보다 나의 경계를 존중하고 행동이 일관된 사람이 훨씬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도파민의 함정>을 읽고 가장 크게 든 생각은 ‘욕망을 없애는 것’과 ‘욕망에 끌려다니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점입니다. 도파민은 우리가 공부하고 일하고 사랑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게 만드는 동력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 에너지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입니다. 타인의 반응, 조회 수, 소비, 관계의 불확실성 같은 즉각적인 보상에 계속 빼앗긴다면 정작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 힘은 줄어듭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단순한 ‘스마트폰 끊기 책’으로 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내 시간과 감정의 운전대를 다시 잡는 방법에 관한 책으로 읽었습니다. SNS에 내가 점점 중독되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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