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꽃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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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국 문학의 독보적인 거장 조정래 작가님의 신작이라는 소식을 듣고 <서리꽃 1>을 기대하며 읽었습니다. 이전에 <태백산맥>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했습니다. <태백산맥>처럼 거대한 역사와 시대를 다루는 작품과 달리 이번에는 젊은 남녀의 사랑을 중심에 놓았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읽어보니 단순한 사랑 이야기라기보다 사랑을 통해 한 사람의 삶과 현실을 들여다보는 소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재이와 윤소인은 대학 시절 시와 그림을 매개로 가까워지지만, 이재이가 미국으로 떠나면서 헤어집니다. 그리고 5년 뒤 다시 만난 윤소인은 재이가 기억하던 모습과 너무나 달라져 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과 가족에게 남겨진 막대한 빚을 감당하느라 삶에 지쳐버렸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며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가장 힘들고 초라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아하는 감정만 있다고 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며, 서로 사랑한다고 현실의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랑에는 감정뿐 아니라 각자가 짊어진 삶의 무게까지 따라온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두 사람의 재회가 단순한 첫사랑의 재회처럼 낭만적으로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윤소인이 가족의 빚을 떠안고 살아가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개인의 잘못이 아닌 일 때문에 한 사람의 젊은 시절 전체가 압류당하듯 사라집니다. 실제 삶에서도 자신의 선택보다 가족이나 돈, 책임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윤소인의 삶은 소설적인 비극이면서도 상당히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윤소인의 아버지가 개발한 기술을 대기업이 가져가고 긴 소송 끝에 패배하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과 거대한 조직 사이에 존재하는 힘의 차이를 생각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법과 제도가 있다고 해도 그것을 끝까지 견딜 돈과 시간이 없다면 과연 동등한 싸움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조정래 작가님의 작품답게 개인의 사랑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사람을 둘러싼 사회와 돈, 권력의 문제까지 함께 바라보게 합니다.

저는 사랑이 결국 상대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만 좋아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서리꽃 1>을 읽고 나서 “두 사람은 다시 사랑하게 될까?”보다 “사랑했던 사람이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에도 나는 그 사람을 알아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았습니다.

<태백산맥> 등 조정래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했던 독자라면 신작이라는 점에서 읽어볼 만하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단순한 로맨스보다 사랑과 가족, 돈과 책임처럼 현실적인 문제까지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더욱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사랑 이야기를 따라가다 어느새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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