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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사랑을 노래할게요
우타고코로 리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언제나 사랑을 노래할게요>는 서른 해 동안 무명 가수로 살아온 우타고코로 리에 작가님이 오십 살에 다시 자신의 이름을 되찾기까지의 시간을 담은 책입니다. 저는 퇴직을 앞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시기에 이 책을 읽어서인지, 단순한 연예인 에세이보다 한 사람의 긴 직업 인생을 기록한 책으로 다가왔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뒤늦은 성공일지 모르지만, 작가님에게 노래는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계속해온 생활이자 정체성이었습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았던 30년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 전체가 오십 살의 목소리를 만든 재료가 되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 역시 안정된 직장을 떠나 개인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면서 ‘지금 시작하기에는 늦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그런 제게 이 책은 늦은 출발보다 더 위험한 것은 자신의 가능성을 먼저 끝내버리는 일이라고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작가님이 한국에 처음 왔을 때의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한국인의 뜨거운 표현과 적극적인 응원을 다소 부담스러워했지만, 작가님은 오히려 그 환대 속에서 자신이 인정받고 다시 배우는 기분을 느꼈다고 합니다. “괜찮아”, “정말 괜찮아”, “우리, 그냥 즐기자”라는 짧은 대화가 겨우 몇 분 동안 이어졌지만, 그 시간이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었다는 고백이 따뜻하게 다가왔습니다. 사람은 능력만으로 다시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자신의 가능성을 알아봐 주는 경험을 통해서도 회복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 무명의 시간을 견딘 사람에게 한국 팬들의 응원은 단순한 인기 이상의 의미였을 것입니다. 자신이 걸어온 길이 헛되지 않았다는 외부의 확인이자, 다시 무대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 마음의 허가였다고 느꼈습니다.

패자부활전 무대에 관한 장면도 기억에 남습니다. 작가님은 본선 1차전에서 탈락한 뒤에도 끝이라고 여기지 않고, 다시 주어진 무대에서 오다 데쓰로의 노래를 선택합니다. 화려한 승부곡보다 사람을 웃게 하고 싶다는 자신의 마음을 담은 곡이었다는 대목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남들이 요구하는 정답보다 자신이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를 아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소절을 부를 때 목소리가 떨리고, 객석의 스타들이 끝까지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했다는 부분도 솔직해서 좋았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실패하거나 예상보다 작은 반응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 필요한 것도 완벽한 확신이 아니라, 우선 제가 가진 것을 사람들 앞에 내놓아보는 태도일 것입니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준우승이라는 결과보다 가족들의 품에 안긴 순간이 더 중요하게 묘사됩니다. 작가님은 최종 우승을 놓쳤지만, 오히려 그날 자신이 나이와 상관없이 꿈을 따라갈 수 있었던 사람이며 가족과 동료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성공을 오직 순위와 수치로만 해석했다면 준우승은 아쉬움으로 남았겠지만, 작가님은 그 경험을 자신이 다시 노래할 수 있게 된 증거로 받아들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저도 퇴직 이후의 성공을 너무 단순하게 판단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업의 매출도 중요하지만, 제가 오래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고 제 이름으로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이미 이전과 다른 삶일 수 있습니다. 젊은 시절보다 더 높은 음을 낼 수 없어도 지금의 목소리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작가님의 태도처럼, 저 역시 남보다 빠른 성취보다 지금의 경험과 능력으로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바라보고 싶어졌습니다.
<언제나 사랑을 노래할게요>는 꿈을 이루면 반드시 유명해진다는 식의 가벼운 성공담이 아닙니다. 오래 노력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을 수 있고,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현실을 숨기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완전히 놓지 않은 사람에게는 삶의 어느 시점에 다시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나이를 의식하는 분,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노력했지만 아직 뚜렷한 결과를 얻지 못한 분, 퇴직이나 경력 전환을 앞두고 자신의 두 번째 무대를 고민하는 분께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