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알아차림 - 불안을 가라앉히고 고요를 회복하는 21일 따라 하기
대니얼 J. 시겔 지음, 권선아 옮김 / 하루헌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에는 마음이 좀처럼 조용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직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말 한마디에 기분이 상하고, 인간관계에서는 상대의 태도를 곱씹느라 이미 지나간 일을 머릿속에서 몇 번이고 다시 재생하게 됩니다. 집에 돌아와 몸은 쉬고 있는데도 마음은 여전히 그날 있었던 일에 붙잡혀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내가 다르게 행동했어야 했나’, ‘내일은 또 무슨 일이 생길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가 쌓일수록 힘든 것은 실제로 벌어진 사건보다 그 사건에 계속 반응하고 있는 제 마음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생각을 하지 말자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생각이 멈추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 시기에 대니얼 J. 시겔의 <알아차림>을 읽었습니다. 이 책이 처음부터 마음에 와닿았던 이유는 불안하거나 복잡한 마음을 없애야 할 대상으로 취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마음을 억누르거나 좋은 방향으로 억지로 바꾸라고 말하는 대신, 지금 내 안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먼저 바라보자고 제안합니다.

<알아차림>은 저자가 개발한 ‘알아차림의 수레바퀴’를 21일 동안 직접 연습하도록 구성한 실천 안내서입니다. 하루에 필요한 시간은 5분 정도입니다. 1주 차에는 호흡을 통해 흩어진 주의를 안정시키고, 2주 차에는 본격적으로 알아차림의 수레바퀴를 익히며, 3주 차에는 몸과 마음, 관계의 감각까지 아우르는 전체 수레바퀴를 완성합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마음 훈련의 세 가지 기둥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하나의 대상에 주의를 머무르게 하는 ‘집중된 주의’, 지금 일어나는 경험을 판단하거나 붙잡지 않고 바라보는 ‘열린 알아차림’, 그리고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친절한 의도’입니다. 처음에는 명상이라고 하면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고요하게 앉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잡생각이 이렇게 많은데 내가 명상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알아차림은 생각을 없애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생각이 떠올랐다면 ‘지금 이런 생각이 떠올랐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것, 마음이 다른 곳으로 흘러갔다면 그 사실을 깨닫고 다시 돌아오는 것이 연습이었습니다.

저는 직장이나 인간관계에서 불편한 일이 생기면 저는 그 순간의 감정을 상당히 오래 끌고 가는 편입니다. 상대가 던진 말은 이미 끝났는데 제 머릿속에서는 대화가 계속되고, 화가 났던 상황을 떠올리면 다시 화가 나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알아차림>을 읽으며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지금 화가 나 있다’는 것과 ‘화가 곧 나 자신이다’라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불안이 찾아와도 ‘지금 불안이라는 감정이 지나가고 있구나’ 하고 바라볼 수 있다면, 감정에 완전히 끌려가지 않을 가능성이 생깁니다. 책에서 설명하는 수레바퀴의 이미지가 이 지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테두리에 나타난 하나의 감정에 붙잡혀 그것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느끼지만, 중심으로 돌아오면 그것 역시 내가 경험하고 있는 여러 대상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볼 수 있습니다.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닌데 문제와 저 사이에 약간의 거리가 생기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이 좋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거창한 변화를 약속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현실의 스트레스는 명상한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불편한 사람은 다음 날에도 불편한 말을 할 수 있고, 직장의 답답한 상황도 호흡을 몇 번 한다고 갑자기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책을 읽었다고 해서 모든 일을 초연하게 넘길 수 있게 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예전에는 자극이 오면 곧바로 감정이 반응하고, 그 감정이 생각을 끌어내고, 생각이 다시 감정을 키우는 과정이 거의 자동적으로 이어졌다면 이제는 그 중간에 한 번쯤 ‘아, 내가 지금 이 일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구나’ 하고 바라보려 합니다. 힘든 날에는 힘들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화가 나는 날에는 화가 났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알아차림>을 읽으며 결국 제가 얻고 싶었던 것은 ‘아무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제게 마음을 강하게 만드는 방법이라기보다 마음을 함부로 몰아붙이지 않는 방법을 알려준 책입니다.
#알아차림 #대니얼j시겔 #하루헌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