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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수학 - 어려워 보이지만 기분 좋게 풀리는 도형 퍼즐
마사시 지음, 한빛라이프 편집부 옮김, 임혁진 감수 / 한빛라이프 / 202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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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과 3학년 아이를 키우다 보니 공부에 대한 고민에서 수학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저희 아이들은 수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문제집을 펼치는 순간부터 표정이 어두워지고, 조금만 복잡한 문제가 나오면 “모르겠어”부터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합니다. 수학은 앞으로도 계속 해야 하는데 억지로 문제집만 더 풀게 한다고 좋아질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취미는 수학>이라는 제목부터 눈길이 갔습니다. 솔직히 '수학이 어떻게 취미가 되지?' 저부터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펼쳐보니 일반적인 수학 문제집과 분위기가 상당히 달랐습니다. 96만 명이 구독하는 일본의 교육 유튜브 채널 ‘마사시’의 도형 문제들을 모은 책으로, 복잡한 공식을 암기하거나 긴 계산을 반복하기보다 도형을 이리저리 바라보면서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몇 문제를 풀어보니 이 책의 장점이 더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도 “이걸 어떻게 풀어?” 하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문제를 바로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평소 문제집에서는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해설부터 찾으려고 하던 아이들이 그림을 돌려 보기도 하고, 선을 하나 더 그어 보기도 하면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옆에서 함께 고민했는데, 오히려 어른인 제가 바로 답을 찾지 못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 아이가 먼저 아이디어를 발견하면 꽤 신이 납니다. 엄마도 바로 못 푸는 문제를 내가 풀었다는 경험 자체가 작은 자신감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풀이 방식입니다. 단순히 정답과 공식만 제시하지 않고, 도형에 보조선을 긋고 새로운 삼각형을 만들어 보거나 도형을 나누고 다시 합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30도, 60도, 90도의 삼각형 문제에서도 이미 알고 있는 성질을 활용해 새로운 도형을 만들어 내면서 답에 접근합니다. 정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왜 저기에 선 하나를 그었을까?’를 생각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문제 제목도 재미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하면…’, ‘삼각형이 너무 얇아요’, ‘자동차 브랜드 로고?’, ‘7대3 가르마 헤어스타일?’처럼 딱딱한 수학 용어 대신 호기심을 자극하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난이도와 기분 좋게 풀리는 정도가 별표로 표시되어 있고, 막혔을 때 참고할 수 있는 힌트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책 전체의 편집도 일반 참고서처럼 빽빽하지 않고 캐릭터와 색을 적절히 활용해서 부담이 적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수학 자체’를 싫어하는 것인지, 아니면 시험을 위해 반복해서 풀어야 했던 수학을 싫어했던 것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정답을 빨리 맞혀야 하고 틀리면 점수가 깎이는 수학과, 아무도 재촉하지 않는 상태에서 한 문제를 붙잡고 이리저리 궁리하는 수학은 생각보다 많이 달랐습니다.
물론 <취미는 수학> 한 권을 읽는다고 갑자기 수학 성적이 오르거나 수학을 좋아하게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이 책의 장점은 그런 직접적인 효과와 조금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학 문제를 푸는 것도 의외로 재미있을 수 있구나’라는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꽤 의미가 있습니다.
수학 문제집만 보면 한숨부터 쉬는 중학생, 사고력 문제를 좋아하는 초등학생, 그리고 아이와 함께 부담 없이 머리를 써보고 싶은 부모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스마트폰을 잠깐 내려놓고 온 가족이 한 문제를 놓고 “여기에 선을 하나 그어보면 어떨까?” 하고 궁리해 보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어느 순간 아이보다 부모가 더 진지하게 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