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글자 매일 필사 : 사자성어 (스프링) 큰 글자 매일 필사
다숲 지음 / 은빛서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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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큰 글자 매일 필사: 사자성어>는 사자성어를 새로 외우게 하는 책이라기보다, 저에게는 이미 알고 있던 말을 다시 천천히 생각하게 만드는 필사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쓴 다숲 작가님은 국문학을 공부하고 오랫동안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온 분으로, 일상에서 발견한 삶의 지혜를 따뜻한 문장으로 풀어냅니다. 이 책은 각주구검, 대기만성, 전화위복, 초지일관처럼 익숙한 사자성어 30개를 하루에 하나씩 읽고 쓰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자성어의 뜻만 간단히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의 삶에 연결한 짧은 글과 넉넉한 필사 공간을 함께 마련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사자성어 학습서와 필사 노트의 중간쯤에 놓인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매일 한 장씩 쓰면서 새로운 성어를 배우기보다, 예전에 배웠던 성어를 다시 공부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대기만성’이나 ‘전화위복’처럼 뜻을 이미 알고 있는 말도 손으로 네 글자를 직접 적고, 그 아래에 담긴 글을 읽어보면 의미가 조금 다르게 다가옵니다. 사자성어는 짧고 익숙하기 때문에 안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막상 한자의 뜻을 하나씩 되짚어 보면 그 말이 왜 그런 의미가 되었는지 새롭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눈으로 빠르게 읽을 때는 지나쳤던 표현도 손으로 천천히 옮겨 적는 동안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정리됩니다. ‘안다’와 ‘내 것으로 익혔다’는 상태 사이에 생각보다 거리가 있다는 사실도 다시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서 큰 그릇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듯 깊이 있는 사람이 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대기만성)은 익숙하지만, 실제로 필사해 보니 단순한 성공의 격언과는 다르게 읽혔습니다. 대기만성은 늦게 성공해도 된다는 위로에만 머무는 말이 아니라, 쉽게 완성되지 않는 과정 자체를 견디라는 뜻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화위복’ 역시 나쁜 일이 저절로 좋은 일로 바뀐다는 낙관론이라기보다, 어려운 상황 이후에 다른 기회를 발견하려는 사람의 태도를 강조하는 말로 보였습니다.  


필사의 장점은 공부와 휴식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하루 종일 화면과 키보드를 사용하다가 손으로 글씨를 쓰면 생각의 속도가 잠시 느려집니다. 필사는 단순히 문장을 베껴 쓰는 행위지만, 손을 움직이는 동안 그 문장을 한 번 더 읽고, 자신의 경험과 비교하게 됩니다. 이 책은 글자가 크고 한 페이지가 완전히 펼쳐지는 스프링 제본이라 쓰는 과정도 편합니다. 오른쪽 페이지의 공간이 넓어 글씨를 작고 반듯하게 써야 한다는 부담도 적습니다. 다만 사자성어의 유래와 원전까지 깊이 공부하려는 독자에게는 내용이 간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목적은 전문적인 고사성어 연구가 아니라, 익숙한 말을 생활 속에서 다시 음미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큰 글자 매일 필사: 사자성어>는 필사를 처음 시작하는 분, 한자를 오래 손에서 놓았다가 가볍게 다시 공부하고 싶은 분,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손글씨를 쓰는 습관을 만들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루 분량이 많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고, 30일이라는 기간도 한 권을 끝냈다는 성취감을 느끼기에 알맞습니다. 저에게는 사자성어를 암기하는 교재는 아니었지만,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말을 다시 확인하고 현재의 삶에 비추어 보는 복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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