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잠 - 덕자전성시대 덕자의 장편소설
박보미(덕자전성시대) 지음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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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루잠>은 현실과 환상, 기억과 진실이 맞닿아 있는 경계를 조용히 흔드는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덕자전성시대'로 잘 알려진 박보미 작가님은 이번 작품에서 익숙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멘사 기준 IQ 145라는 이력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람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선이었습니다. 작품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사건들을 겪는 주인공 윤설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독자는 현실이라고 믿었던 세계가 조금씩 균열을 일으키는 과정을 함께 경험하게 됩니다. 제목인 '그루잠'이 한 번 깬 뒤 다시 드는 잠을 뜻하듯, 이 소설 역시 현실에서 한 번 깨어난 사람이 또 다른 꿈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박보미 작가님은 '정말 그 전에 소설을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존 소설가에 못지 않는 엄청난 작품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신호등 불빛을 오래 바라보는 장면, 회사에서 반복되는 업무와 사람 사이의 어색한 거리, 입학식에서 처음 만난 친구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순간 등은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독자를 자연스럽게 윤설의 세계 안으로 끌어들입니다. 저는 특별한 사건보다 소설에서 유난히 인상깊었던 장면이 평범한 회사 생활과 학창 시절의 기억이 담담하게 이어지는 부분이었는데요. 그 평범함이 오히려 이후의 낯선 전개를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독자는 어느 순간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기억인지'보다 '내가 지금 믿고 있는 것이 과연 사실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도 사람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 있었던 일과 내가 덧붙인 감정이 섞이는 경험을 여러 번 했습니다. 같은 사건을 떠올려도 당시에는 분명했던 감정이 어느새 다른 의미로 바뀌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루잠>을 읽으며 그런 기억의 불완전함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작품 속 윤설 역시 선의를 잃지 않으려 하지만 세상은 그 마음을 쉽게 보상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끝내 누군가를 미워하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버티려는 모습은 단순히 착한 인물이 아니라, 상처를 견디는 인간의 한 형태처럼 다가왔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현실과 환상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 서사였습니다. 일반적인 미스터리 소설이 퍼즐을 맞추는 재미를 중심에 둔다면, <그루잠>은 퍼즐이 완성된 뒤에도 여운을 남깁니다.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방식은 독자에게 완전한 정답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사건보다도 작가님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더 강렬하게 남습니다.  


저는 <그루잠>을 현실적인 성장소설에 미스터리와 판타지의 분위기가 더해진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크리에이터 '덕자님'의 팬이 아니더라도 '박보미 작가님'이라는 소설판의 재능있는 신예에 대해 팬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루잠>은 한 번 읽고 끝나는 작품이라기보다 시간이 지난 뒤 다시 펼쳐 보면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소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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