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언어로 살아간다는 것 - 관계, 마음, 나를 만나는 어느 심리학자의 인생 수업
이서원 지음 / 스틸당(STEALDANG)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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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의 언어로 살아간다는 것>은 상담심리 전문가인 이서원 작가님이 30여 년 동안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나며 얻은 생각과,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이해하는 방법을 들려주는 심리 에세이입니다. 연세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상담학을 연구해 온 작가님은 현재도 상담과 강의를 이어가며 사람들의 마음을 가까이에서 만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흔한 글쓰기 기술서도, 자기계발서도 아닙니다. '잘 쓰는 글'보다 '나를 살리는 글'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책이 아침과 밤이라는 두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는 감정과 다짐을 기록하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는 후회와 깨달음을 돌아보는 구조는 마치 하루를 심리적으로 정리하는 루틴처럼 느껴졌습니다. 사진 속 본문에서도 "내 감정을 들여다보면 내 삶이 온전히 드러난다",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 속의 사랑을 세상과 나눈다" 같은 문장이 반복되는데,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바로 여기에 담겨 있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행위 자체가 정서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꾸준히 소개됩니다. 감정을 막연하게 품고 있을 때보다 글이나 말로 구체화하면 감정의 강도가 완화되고,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 역시 그런 심리학적 원리를 어렵게 설명하기보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글쓰기 습관으로 풀어냅니다. 특히 "치료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고, 치유는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것"이라는 작가님의 관점은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상담을 받아야만 마음이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과정 자체도 치유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독자에게 거창한 목표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매일 다섯 줄이라도,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적어보라고 권합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 성찰(Self-reflection)을 일상 속 작은 습관으로 바꾸어 놓았다는 점에서 상당히 실용적인 책이었습니다.




 

저 역시 평소 글을 쓰는 일을 좋아하지만, 대부분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블로그 서평을 쓰거나 원고를 정리할 때도 독자의 시선을 먼저 의식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나를 위한 글''남에게 보여주는 글'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남 이야기 대신 내 이야기", "감정 일기", "나에게 쓰는 편지", "기념일 노트" 같은 코너들은 지금 당장 실천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하루를 돌아보며 짧게 메모를 남길 때가 있는데, 지나고 나서 다시 읽어보면 그날의 감정뿐 아니라 당시의 고민과 성장 과정까지 자연스럽게 기록되어 있음을 느낍니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며 왜곡되지만, 글은 그 순간의 나를 그대로 남겨 줍니다. 그래서 작가님이 말하는 인생 노트는 단순한 기록장이 아니라,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가장 정직한 자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것은 심리학자 제임스 페니베이커가 연구한 '표현적 글쓰기(Expressive Writing)'였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꾸준히 글로 표현하는 사람일수록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심리적 회복력이 높아진다는 연구는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은 학술서를 지향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이론을 길게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누구나 부담 없이 실천할 수 있도록 감정 일기, 편지 쓰기, 필사, 사진 에세이, 감사 노트처럼 다양한 방법을 제안합니다. 덕분에 글쓰기가 작가만의 영역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생활 습관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글을 잘 쓰는 능력보다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바라보는 태도가 먼저라는 메시지는 AI 시대에도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나의 언어로 살아간다는 것>은 글쓰기를 배우고 싶은 사람보다, 자신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먼저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감정이 복잡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사람, 생각이 많지만 정리가 되지 않는 사람,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돌아볼 시간이 부족했던 사람이라면 특히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상담실을 찾기 전에 먼저 자신의 마음을 종이 위에 올려놓아 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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