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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박찬근 지음 / 청년정신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전을 읽는 일은 과거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다시 바라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맹자 :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역시 그런 책이었습니다. 단산 박찬근 작가님은 35년 넘게 동양고전을 연구하고 강의해 온 교육자로, 이번 책에서는 2,300년 전 맹자의 사상을 오늘의 언어로 썼습니다. 단순히 한문 원문을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자와 다산 정약용의 해석, 그리고 작가님 자신의 견해까지 함께 제시해 놓아서 전문성이 느껴졌습니다. 고전을 처음 접하는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 이미 동양철학을 공부한 사람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균형감이 돋보였습니다.

저는 '3인 3색, 대가들과의 대화'가 가장 흥미로웠는데요. 성선설을 두고 주자의 관점, 다산의 관점, 그리고 단산 작가님의 해석이 나란히 이어지는 방식은 단순한 해설이 아니라 하나의 토론을 읽는 느낌을 줍니다. 이어지는 '본성 논쟁'에서는 맹자와 고자가 인간의 본성을 두고 서로 다른 시각을 펼치는데, 누가 정답이라고 단정하기보다 독자가 스스로 사고하도록 이끕니다. 또 '호연지기' 편에서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라는 맹자의 대답이 오히려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호연지기는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에서 길러지는 기운이라는 설명을 읽으며 고전은 개념을 암기하는 학문이 아니라 몸으로 살아내는 철학이라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한문과 동양고전을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고전은 암기할수록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삶과 연결될 때 비로소 이해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성선설과 성악설을 시험 문제처럼 외웠지만, 사회생활을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는 '인간은 원래 어떤 존재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성선설을 단순한 도덕 교훈이 아니라 '본성을 믿되 끊임없이 갈고닦아야 한다'는 실천의 철학으로 설명한 부분이 특히 마음에 남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옥도 갈고 다듬어야 비로소 옥이 된다"는 비유가 나오는데, 인간의 선함 역시 저절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의 수양 속에서 드러난다는 해석은 오늘날 자기계발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메시지였습니다.

요즘은 AI가 정보를 가장 빠르게 알려주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정보를 많이 안다고 해서 사람다운 판단까지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맹자가 말한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은 결국 인간만이 끝까지 붙들어야 할 마음의 기준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동양철학 입문서이면서 동시에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한 인문학적 안내서처럼 읽혔습니다. 특히 원문과 현대어 풀이, 주자와 다산의 해석, 그리고 단산 작가님의 현대적 평설을 차례로 따라가다 보면 고전이 박물관 속 유물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사상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됩니다.
<맹자 :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은 한문을 공부하는 독자뿐 아니라, 삶의 중심을 다시 세우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경쟁과 효율만 강조되는 시대일수록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보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물음이 더 중요합니다. 빠른 해답을 찾기보다 오래 생각할 질문을 얻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은 충분히 곁에 오래 둘 만한 현대판 맹자 해설서이자 AI시대 인문학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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