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은 이미 본 장면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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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백은 이미 본 장면>은 로맨스 소설이라고 소개되지만, 읽고 나면 '사랑을 소재로 한 인간 보고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색 인간>으로 잘 알려진 김동식 작가님은 언제나 기발한 설정 속에서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써 왔는데, 이번에는 그 시선을 사랑으로 옮겼습니다. '백 번 설레게 해야 살아남는 사람', '평생 차일 운명인 남자', '수명이 줄어드는 사랑'처럼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설정들이 등장하지만, 그 안에서 드러나는 감정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현실적입니다. 초단편이라는 짧은 분량 안에서도 한 편 한 편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어서 김동식 작가님 특유의 매력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저는 '아내 덕질, 아내 TV'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아내를 뒤늦게 이해하게 되는 남자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당신 같은 사람이 있어서 사랑은 멸종하지 않습니다."라는 문장과 현실을 받아들이는 장면은 담담한데도 오래 남았습니다. 또한 꿈속에서 먼저 서로에게 고백하는 장면도 좋았습니다. 현실과 꿈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뒤섞이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우연에 기대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김동식 작가님은 거창한 문장보다 평범한 대화만으로도 독자의 감정을 움직입니다. 그래서 읽다 보면 SF 같기도 하고, 판타지 같기도 한 이야기가 어느새 내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김동식 작가님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정말 기발한 소설이다'라는 생각의 듭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누가 누구를 사랑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저 우리는 왜 사랑을 시작하고, 왜 후회하며, 무엇을 놓치고 살아가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데요. 특히 "평소의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지, 특별한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안 된다."는 책 속 문장은 참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사람은 연애를 시작하면 더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애쓰지만, 결국 오래 남는 관계는 꾸며낸 모습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함께 견디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인간관계를 돌아보면 특별한 이벤트보다 아무 일도 없는 평범한 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현대 심리학은 사랑을 애착과 신뢰의 형성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그런데 김동식 작가님은 이런 거창한 이론 대신 "만약 이런 조건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라고 이야기합니다. 초단편이라는 형식 덕분에 독자는 긴 설명을 읽기보다 스스로 답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다 읽고도 끝난 느낌보다, 머릿속에서 다음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짧은 분량이 오히려 상상력을 더 크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고백은 이미 본 장면>은 달콤한 연애소설을 기대하는 독자보다, 색다른 이야기와 인간 심리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더 잘 어울리는 책입니다. 김동식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읽는 분이라면 그의 상상력에 놀랄 것이고, 이미 작품을 읽어본 독자라면 '김동식표 로맨스'가 이렇게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사랑은 결국 화려한 고백보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이 사라질 때 관계도 함께 흐려진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짧지만 오래 여운이 남는 초단편 소설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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