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한국 신화 11 : 풍요를 꽃피우는 자청비 - 어린이를 위한 우리 인문학 만화 한국 신화 11
박정효 지음, 권수영 외 그림, 이경덕 기획 / 다산어린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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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흔히 '신화'라고 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나 북유럽 신화를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K-컬처가 주목받는 지금, 우리 민족의 정신적 뿌리가 담긴 원형 콘텐츠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출간된 <만화 한국 신화 11 : 풍요를 꽃피우는 자청비>는 한국인도 잘 모르는 우리 전통 신화를 어린이는 물론 성인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재구성한 훌륭한 교양 만화입니다. 이 책의 글을 쓴 박정효 작가는 방송작가 출신의 노련한 스토리텔러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면서도 서사의 긴장감을 잃지 않는 매끄러운 전개를 보여줍니다. 여기에 문화인류학자 이경덕 교수의 깊이 있는 기획과 권수영, 김기수 작가의 생동감 넘치는 작화가 더해져 단순한 학습 만화를 넘어선 인문학적 깊이를 갖춘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이번 11권의 중심 인물인 '자청비'는 제주도 세경본풀이에 등장하는 농경과 풍요의 여신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리스 신화의 데메테르가 대지의 여신으로서 수동적으로 슬픔을 감내하다 풍요를 회복하는 것과 달리, 자청비는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스스로 남장을 하고 시련을 극복하며 서천꽃밭이라는 초월적 공간까지 개척해 나가는 능동적인 영웅이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세련된 연출과 화려한 색채감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 역시 인생의 전환점마다 낯선 환경에 부딪히며 나만의 길을 개척해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때의 두려움과 실패의 시련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것을 인내하고 정성껏 가꾸었을 때 비로소 삶의 풍요로운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자청비가 하늘의 씨앗을 땅으로 가져와 인간에게 농사를 가르쳐 준 과정은, 단순히 농경의 시작을 뜻하는 것을 넘어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작은 도전들이 내일의 풍요를 만드는 씨앗이 된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깨닫게 합니다. 신화 속에서 자청비와 문도령이 나누는 오줌 멀리 싸기 시합 같은 해학적인 일화를 보면서도 성인인 저조차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아이들은 물론 말할 것도 없이 재미있다며 깔깔댔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옛이야기를 자극적으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 담긴 조화와 상생의 정신을 자연스럽게 녹여냅니다. 독자들은 자청비의 여정을 따라가며 우리 민족의 뿌리와 정체성을 체득하는 것은 물론, 변하지 않는 삶의 가치와 고전을 해석하는 안목을 기를 수 있습니다. 특히 권말에 수록된 이경덕 교수의 신화 특강은 만화 본문 서사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을 보완해 주어, 독자들이 한국 고전 문학에 대한 친화력을 높이고 교양의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돕도록 해줍니다. 그래서 중학생인 아들도 이 책이 아이들 만화라며 유치하다고 하지 않고 국어와 역사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좋아했습니다.

 

<만화 한국 신화 11 : 풍요를 꽃피우는 자청비>는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우리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문화 정체성과 인성을 길러주고 싶은 부모님과 교육자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오랜만에 재미와 인문학적 깊이까지 담은 만화 시리즈를 알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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