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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 있는 생각에는 틀이 있다 - 감각을 논리로 직감을 성과로 바꾸는 인사이트
사토 마키.아사미 아야카 지음, 조사연 옮김 / 알레 / 2026년 6월
평점 :


요즘 어딜 가나 데이터와 AI가 정답을 알려주는 시대라고 합니다. 검색 몇 번이면 수만 개의 정보가 쏟아지고, 인공지능이 그럴듯한 기획서 초안까지 뚝딱 만들어주곤 하죠.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모은 데이터와 기술로 회의를 해보면, 결과물은 놀라울 정도로 뻔하고 식상할 때가 많습니다. 저 역시 조직을 떠나 홀로 새로운 사업을 고민하고 나만의 콘텐츠를 기획하면서, 숫자로 채워진 분석 자료가 정작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한 끗’은 채워주지 못한다는 갈증을 자주 느꼈습니다. 이러한 고민의 타이밍에 마주한 사토 마키, 아사미 아야카 작가님의 신간 <센스 있는 생각에는 틀이 있다>는 마케팅의 본질이 숫자가 아닌 인간의 숨겨진 속마음에 있음을 아주 명쾌하고 쉽게 풀어냅니다.

작가님들은 세계적인 광고 대행사 ‘덴츠’에서 20년 가까이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의 마케팅과 전략을 이끌어온 베테랑 전문가들입니다. 이 책은 현업 프로들이 무의식적으로 빠르게 집행하던 생각의 과정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공식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본심을 포착해 내는 ‘출세어 모델 5단계’와 생각을 빠르게 전환하는 ‘역설 모델’ 등 실전에서 바로 쓸 수 있는 훈련법이 가득합니다. 제가 사업을 준비하면서 마주했던 수많은 생각의 병목현상들이 떠올랐습니다. 무작정 ‘좋은 아이디어 없을까?’라며 머리를 쥐어짜는 것보다, 사람들의 일상 속 심리를 관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생각의 틀’이 왜 필요한지 가슴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구절과 흥미로운 사례들이 참 많았습니다.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의 말을 인용한 부분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보이는 것에서 벗어나 숨겨진 진실을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문장은 참 강렬했습니다. 고객이나 대중은 자신들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스스로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 상사가 시키는 대로 열심히 보고를 하는데도 반응이 시큰둥할 때의 에피소드도 무척 현실적이었습니다. 상사가 매일 세세하게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했던 진짜 속마음은 보고 그 자체가 아니라, ‘결과와 성과를 눈에 보이게 빨리 알려달라’는 불안감의 방증이었다는 분석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격하게 고개를 끄덕일 만한 대목이었습니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25년 동안 가격을 올리지 않았던 일본의 국민 아이스크림 ‘가리가리군’의 광고 사례였습니다. 2016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10엔 올리게 되었을 때, 이 회사는 변명이나 화려한 미사여구 대신 회장과 사장을 비롯한 100명 이상의 직원이 본사 입구에 일렬로 서서 고개 숙여 사과하는 파격적인 광고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기업이 꺼리는 부정적인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며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자, 소비자들은 비판 대신 “그동안 안 올리고 버텨줘서 고마웠다”, “70엔도 여전히 싸다”라며 폭발적인 긍정 반응을 보였다는 일화는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가격 인상이라는 위기 앞에서 소비자의 미안함과 고마움이라는 숨겨진 본심을 정확히 읽어내고, 이를 진정성 있는 언어로 연결해 낸 완벽한 인사이트 사고의 결정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기발한 마케팅 기술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닙니다. 인공지능이 완벽한 확률의 정답을 찍어내는 디지털 사회일수록, 숫자로 환산되지 않는 인간의 미묘한 감정과 일상의 작은 위화감을 포착하는 힘이 얼마나 강력한 차별점이 되는지 증명해 보입니다. 따라서 이 책은 매일 뻔한 아이디어 회의에 지쳐 돌파구가 필요한 직장인들은 물론이고, 창업가와 프리랜서분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기 참 잘했습니다. 앞으로의 사업에 큰 도움이 되어준 훌륭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