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챗 래미 - 미래를 예언하는 기묘한 앱 이야기 친구 제제
최은영 지음, 모차 그림 / 제제의숲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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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챗래미 #아동문학 #동화 #문학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스마트폰 화면의 날씨와 알고리즘이 추천해 준 뉴스, 그리고 맞춤형 콘텐츠를 확인하는 것이 숨 쉬듯 자연스러운 세상입니다.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교 1학년과 3학년 두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최근의 디지털 환경은 늘 염려스러웠습니다. 손가락 하나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통제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 속에서, 과연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하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있을까 하는 염려가 스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고민의 길목에서 만난 최은영 작가님의 <미래챗 래미>는 미래를 미리 안다면 과연 인간은 더 행복해질까라는 질문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던지고 있어서 성인인 저 역시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최은영 작가님은 다수의 아동문학상을 받으며 오랜 시간 어린이들에게 멋진 이야기들을 보여준 동화 작가님입니다. 작가님은 인공지능(AI)이라는 최신 기술적 소재를 빌려와, 다가올 내일을 미리 통제하려는 욕망이 도리어 소중한 오늘을 어떻게 흔들어 놓는지를 주인공 현아의 서사를 통해 그려냅니다. 이 동화를 읽으면서 과거 제가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들을 통과하며 예상치 못한 실패에 좌절하고, 또 뜻밖의 행운에 기뻐했던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만약 그때 제 삶의 결과를 미리 가르쳐주는 누군가가 있었다면, 저는 그 여정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저희 집 중학교 1학년 작은아이와 제가 나란히 앉아 함께 읽으며 각자의 시선에서 커다란 즐거움을 발견한 특별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춘기에 접어들며 학업과 친구 관계에 부쩍 고민이 많아진 중1 아이는 현아가 미래챗 래미 앱으로 영어 단어 시험 문제를 미리 알아내거나 우산을 챙겨서 소나기를 피하는 장면이 마치 사이다를 마신 것처럼 너무 통쾌하고 재미있었다라며 눈을 반짝였습니다. 하지만 이내 래미가 페널티 킥 실축이라는 우울한 미래를 예고하자 현아가 실패가 두려워 경기 출전을 포기하려는 대목에서는, “만약 나라도 시험 점수가 나쁘게 나올 거라는 예언을 들으면 미리 공부할 의욕이 싹 사라지고 엄청 불안했을 것 같다라며 현아의 마음에 깊이 이입하기도 했습니다. 미래의 확실성이 오히려 현재의 가능성을 묶어버리는 역설을 아이 스스로 자연스럽게 깨닫는 모습은 곁에서 지켜보는 제게도 무척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결국 이 책은 삶의 진정한 묘미란 완벽한 예측이 아니라 땀 흘려 내일을 만들어가는 자기 결정력과 과정의 가치에 있음을 학부모와 아이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전달해주고 있었습니다. 현아의 뼈아픈 시행착오 뒤에 나오는 엄마의 다정한 조언, “기대감이 사라지면 아무래도 오늘을 살아가는 재미가 덜하지 않을까?”라는 구절을 읽을 때는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지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고전 철학에서 스토아학파들이 미래의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이면서도 현재 나의 의지와 선택에 집중하라고 말했듯, 이 동화 역시 디지털 알고리즘에 내 삶의 선택권을 넘겨주지 않는 꼿꼿한 주체성의 중요성을 잘 보여줍니다. 따라서 이 책은 스마트폰과 AI 알고리즘의 추천에 길들여져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근육을 잃어가는 우리 초·중등 청소년들은 물론, 아이에게 다가올 실패를 미리 막아주고 싶어 조바심치는 이 시대의 모든 학부모님들이 읽어도 참 괜찮은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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