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지면 꽃이 되리 - 배형균 두 번째 시집
배형균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5월
평점 :
품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시집을 읽다 보면 두 종류의 작품을 만나게 됩니다. 언어의 실험을 보여주는 난해하고 너무 어려운 시집과 삶의 체온을 보여주는 시집입니다. 배형균 시인의 <그리워지면 꽃이 되리>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살아온 시간에서 길어 올린 감정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시집이 바로 <그리워지면 꽃이 되리>입니다. 처음 목차를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만추, 현충원의 노래, 아버지, 엄마 꽃, 청춘이 아프다등과 같은 제목들이었습니다. 시인의 시선이 결국 사람과 세월, 그리고 기억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했습니다.

제가 이 시집을 읽으면서 좋았던 시들에 대한 감상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만추는 짧고도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가을 풍경을 있는 그대로 바라봅니다. 붉게 물든 단풍과 빛바랜 저녁 풍경을 통해 인생의 황혼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름다운 만추구나"라는 표현은 어쩌면 시인의 삶 자체를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젊음의 화려함보다 오히려 늦가을이 더 아름답다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회상은 개인적으로 가장 오래 눈길이 머문 작품이었습니다. 제주 풍경이 배경으로 등장하지만 사실 이 시의 주인공은 풍경이 아니라 기억입니다. 사람은 종종 장소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장소에 함께 있었던 사람을 기억합니다. 제주 바람, 꽃물결, 노을보다 중요한 것은 그곳에서 함께했던 누군가의 목소리입니다. 그래서 이 시를 읽으며 여행의 추억보다는 떠나간 사람의 흔적을 더 많이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감정입니다.




 

그리고 요즘 시에서 애국이나 통일을 이야기하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그런데 현충원의 노래에서는 그러한 내용이 구호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월을 살아낸 한 사람이 조용히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담백하고 진솔하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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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읽으며 느낀 것은 배형균 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입니다. 시인은 세상을 비판하거나 해체하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바라봅니다. 어쩌면 그래서 이 시집은 놀랍거나 충격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읽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은근히 따뜻해집니다.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선배가 커피 한 잔 앞에서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를 듣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화려한 언어보다 진심 어린 감정을 좋아하는 독자, 그리고 문득 누군가가 그리운 날 읽을 시집을 찾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워지면꽃이되리 #배형균 #하움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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