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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조차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 세상의 프레임에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판단력 수업
구리야마 나오코 지음, 지소연 옮김 / 웨일북 / 2026년 6월
평점 :
#AI조차편향에서벗어나지못한다 #추천도서 #신간도서 #인공지능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AI는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검색보다 먼저 AI에게 묻고, 복잡한 정보를 정리하거나 판단의 근거를 찾을 때도 AI의 답변을 참고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저 역시 AI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다양한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AI의 답변은 과연 얼마나 객관적일까?”라는 의문을 자주 품곤 했습니다. <AI조차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하는 책입니다. 저자인 구리야마 나오코 작가님은 인지심리학과 교육심리학을 연구해 온 학자로, 인간의 사고와 판단 과정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온 전문가입니다. 또한 번역을 맡은 지소연 번역가님은 여러 경제·자기계발·인문서를 번역한 전문 번역가로, 복잡한 개념을 자연스럽고 읽기 쉽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인지 편향이라는 방대한 주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인지 편향 관련 서적들이 확증 편향, 손실 회피, 프레이밍 효과 등 개별 사례를 나열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 책은 사고 습관, 감정, 사람, 정보와 사물이라는 네 가지 큰 틀 안에서 편향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설명합니다. 특히 인간의 판단 오류가 단순히 무지나 지능 부족 때문이 아니라 인간 두뇌의 기본적인 작동 방식에서 비롯된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편견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만, 사실 편향은 복잡한 세상을 빠르게 이해하기 위해 진화 과정에서 형성된 일종의 생존 전략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 편향을 인식하지 못한 채 절대적인 진실로 착각할 때 발생한다는 점을 책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AI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특히 책 제목에 담긴 의미를 곱씹게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AI를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존재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AI는 인간이 생산한 데이터를 학습합니다. 다시 말해 인간 사회에 존재하는 편견과 인식 구조를 어느 정도 함께 학습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평소 생성형 AI를 사용하면서도 같은 질문을 표현만 조금 바꾸어도 답변의 방향이 달라지는 경험을 종종 했습니다. 또한 SNS 알고리즘이 사용자가 선호하는 정보만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을 보며, 결국 AI와 알고리즘도 인간의 심리 구조를 기반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실감하곤 했습니다. 이 책은 AI 자체를 비판하기보다, AI를 활용하는 인간이 먼저 자신의 인지 편향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AI 리터러시와 인지심리학을 연결하는 흥미로운 입문서라고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사후확신편향과 가용성 휴리스틱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결과를 본 뒤 “원래 그렇게 될 줄 알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뉴스에서 반복적으로 접한 사건은 실제 발생 빈도보다 훨씬 흔하다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이는 최근 정보 과잉 시대와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이 말한 ‘우상(Idols)’ 개념 역시 인간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 자신만의 틀을 통해 해석한다는 점에서 인지 편향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시대가 바뀌고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일반 독자, SNS와 뉴스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 투자나 소비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같은 실수를 경험하는 사람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심리학 전공서처럼 어렵지 않으면서도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가 풍부해 읽는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편향을 없애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누구도 편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판단 과정을 한 번 더 점검하는 습관을 갖도록 돕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일지도 모릅니다. <AI조차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바로 그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의미 있는 인지심리학 교양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