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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의 힘 - 얼어붙은 조직, 신뢰로 녹인 600일의 여정
김주성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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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김주성 작가님의 <동료의 힘>은 처음부터 거창한 리더십 이론을 앞세우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 사이의 신뢰는 어떻게 다시 만들어지는가”라는 아주 현실적인 질문에서 출발하는 기록에 가깝습니다. 파업 이후 깊게 갈라진 조직,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 반복되는 리더십 공백 속에서 저자는 제도보다 사람을 먼저 바라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 방식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한 명씩 만나 이야기를 듣고, 이름을 기억하고, 생일 전화를 하고, 함께 밥을 먹는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바로 그 꾸준함이었습니다. 화려한 혁신 전략보다 “당신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라는 태도가 조직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조용하지만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이 책은 공공기관 조직문화의 현실을 꽤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규정에 없습니다”라는 말이 단순한 업무 거절이 아니라,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조직의 방어 기제였다는 해석은 무척 현실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오래된 조직일수록 사람들은 점점 말을 아끼게 되고, 책임을 피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저자가 선택한 방식은 ‘지시’보다 ‘질문’이었습니다. 90건의 개별 면담과 GROW 코칭 방식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에게 “당신 의견이 중요하다”는 신호를 주는 과정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리더십 책이면서도 동시에 관계 회복에 대한 이야기로 읽힙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며 직장생활에서 경험했던 장면들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회사를 떠나는 이유로 연봉이나 업무를 말하지만, 오래 버티게 만드는 건 의외로 “사람 대접받는 감각”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조직 분위기가 얼어붙으면 작은 업무 하나도 괜히 조심스러워지고, 서로 말을 아끼게 됩니다. 저 역시 일하면서 “이건 내 일이 아닙니다”라는 분위기가 조직 전체를 얼마나 빠르게 지치게 만드는지 여러 번 느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동료의 힘>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동료”라는 단어가 꽤 인상 깊었습니다. 단순한 호칭 같지만, 누군가를 동료로 대한다는 건 결국 함께 문제를 해결할 사람으로 바라본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또 좋았던 점은 이 책이 지나치게 완벽한 성공담처럼 쓰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조직관리 책은 결과만 정리해서 보여주지만, <동료의 힘>은 변화 과정의 서툰 부분과 현재진행형의 고민도 함께 드러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읽혔습니다. 510번의 생일 전화나 200회 이상의 식사 같은 실천은 얼핏 사소해 보이지만, 결국 조직문화는 그런 반복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대화는 가능합니다. 변화도 가능합니다.”라는 문장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처럼 느껴졌습니다. 조직문화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지만, 적어도 누군가는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 책은 공공기관 관리자뿐 아니라, 팀을 이끄는 사람이나 조직 속 인간관계에 지친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거창한 리더십 담론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실제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읽고 나면 “좋은 조직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구나”라는 아주 기본적인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성과와 효율만 강조되는 시대라서 더 그런지, 이 책이 말하는 ‘동료의 힘’이라는 단어가 꽤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