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있는 국어 수업 : 현대시 - 교과서 수록 작품 톺아보기 성격 있는 국어 수업
이현실.남상욱 지음, 애슝 그림 / 풀빛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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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있는 국어 수업 : 현대시>는 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교육 현장의 경험으로 답하려는 책입니다. 저자 이현실은 대치동과 목동에서 오랜 기간 독서와 글쓰기를 지도해 온 교육 전문가로,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수업을 강조해 왔습니다. 공동 저자인 남상욱은 MBC·KBS·EBS에서 교과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PD이자 작가로, 교육 콘텐츠를 대중에게 전달해 온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의 이력은 이 책의 성격을 잘 설명해 줍니다. 학교 시험 대비서의 기능을 갖추면서도, 시를 이해하는 관점을 차분하게 안내하는 교양적 해설서의 성격이 동시에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특징은 시 속 화자의 성격이라는 틀을 중심으로 작품을 읽게 한다는 점입니다. 윤동주의 <자화상>, 김소월의 <진달래꽃>,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 등 교과서에서 자주 만나는 시를 단순히 표현 기법이나 주제로 설명하는 대신, 화자가 어떤 성격과 정서를 지닌 인물인지 탐색하도록 이끕니다. 이를 통해 시는 더 이상 난해한 언어의 조합이 아니라 한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는 목소리로 읽히게 됩니다. 저는 이 방식이 시 읽기의 중요한 본질을 건드린다고 느꼈습니다. 문학 이론에서도 화자의 정체성과 시적 상황을 파악하는 일은 해석의 핵심인데, 이 책은 이를 중학생 눈높이에 맞춰 실용적으로 풀어낸 셈입니다. 화자를 MBTI처럼 추론해 보는 활동 역시 흥미로운 장치입니다. 다소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이는 시적 화자의 성격과 정서를 추론하는 문학적 독해 훈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학교 1학년과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의 입장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책이 시험 대비문학 감상을 비교적 균형 있게 연결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시를 외워야 할 정보로만 접하다 보니 문학 자체를 어려워하거나 멀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어휘 설명과 핵심 포인트를 통해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 동시에, 독후 활동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게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몇 편을 읽어 보니 이 시의 화자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질문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시험 공부라는 틀 안에서도 문학을 살아 있는 이야기로 접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부모로서 반가운 접근이었습니다.




 

저 역시 학창 시절 현대시를 접할 때 교과서 중심의 해설에 익숙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시가 시험 문제의 소재라는 인상이 강했지만, 대학에서 한국문학을 공부하며 다시 읽어 보니 같은 작품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예컨대 <유리창1>을 처음 배울 때는 유리창에 비친 슬픔정도로 이해했지만, 이후에는 상실의 감정을 절제된 언어로 표현한 시적 장치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사이의 간극을 메우려는 시도처럼 보였습니다. 지나치게 학문적인 설명 대신, 학생들이 시의 정서를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해석의 문을 열도록 돕기 때문입니다.

 

결국 <성격 있는 국어 수업 : 현대시>는 시를 처음 제대로 읽어 보려는 청소년에게 유용한 길잡이가 될 책입니다. 특히 교과서 작품을 단순히 시험 대비용으로만 보지 않고, 화자의 목소리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려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동시에 자녀의 문해력과 독서 습관을 고민하는 학부모에게도 참고가 될 만합니다. 시를 어렵게 느끼는 학생, 혹은 문학을 시험 과목으로만 인식하는 청소년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문학을 이해하는 첫 관문에서, 시가 더 이상 암호가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로 읽히기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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