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인이 사랑하는 대한민국 컬러링 여행
김규슬 지음 / 트러스트북스 / 2026년 2월
평점 :
#세계인이사랑하는대한민국컬러링여행 #컬러링북 #색칠 #김규슬 #일러스트 #전통문화 #대한민국 #트러스트북스
<세계인이 사랑하는 대한민국 컬러링 여행>은 여행과 색채, 그리고 한국적 정서를 한 권에 담아낸 독특한 컬러링북입니다. 김규슬 작가님은 성균관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유럽과 아시아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글과 그림으로 풍경을 기록해 온 감성 여행 에세이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기존의 해외 컬러링 시리즈로 이미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해온 작가님이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공간과 사계절, 전통문화를 주제로 삼았다는 점에서 더욱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단순히 색을 채우는 책이 아니라, 여행지의 공기와 감정을 함께 건네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우선 내용이 서울의 청와대부터 부여, 안동, 경주까지 ‘시간의 층위’를 따라 이동한다는 점입니다. 컬러링북을 오래 즐겨온 독자로서, 단순한 랜드마크 나열이 아니라 고전과 현대, 전통과 대중문화가 한 권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컨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이나 월정교처럼 건축적 선이 강조된 공간은 색을 어떻게 얹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집니다. 기와의 청색, 단청의 원색, 석조 건물의 회색 톤을 스스로 해석하는 과정은 한국 건축 미감에 대한 이해를 한층 깊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사계절을 음식과 풍경으로 엮어낸 점이 돋보입니다. 딸기와 벚꽃, 복숭아와 팥빙수, 감과 눈 내린 경복궁까지 이어지는 구성은 한국의 계절 감각을 촘촘히 환기합니다. 컬러링북은 색을 통해 기억을 환기하는 장르라고 생각하는데, 계절 과일의 붉음이나 단풍의 주황빛을 채워 넣다 보면 자연스럽게 감각적 체험이 확장됩니다. 이는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문화적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하는 경험이 됩니다.
해당 장소의 간단한 영어 설명과 여행 팁, 그리고 작가님의 컬러링 샘플이 함께 제시되어 있습니다. 왼쪽 페이지에는 완성된 일러스트와 글이, 오른쪽에는 선화가 배치된 구조로 보이는데, 이는 초보자에게는 색채 가이드를, 숙련자에게는 변주를 위한 기준점을 제공합니다. 여백이 넉넉하고 선이 깔끔하여 색연필이나 마카 사용에 모두 적합해 보입니다. 여행 에세이와 컬러링이 병치된 구성은 읽기와 그리기를 자연스럽게 오가게 만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 문화를 시각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감각적 대리 체험을 원하는 분들, 그리고 전통과 현대를 함께 즐기는 컬러링 애호가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외국인에게는 한국을 소개하는 문화 입문서로, 국내 독자에게는 우리가 익숙하게 지나쳐온 풍경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매개가 될 것입니다. 색을 칠하는 행위가 곧 여행이 되는 경험을 찾고 계신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