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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가 아들러를 만났을 때 - 금강경으로 배우는 마음 청소법
우뤄취안 지음, 하은지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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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옳다’라는 확신은 보통 다른 사람이 양보한 만큼 느끼게 된다. 서른을 넘긴 뒤 나는 심리학과 관련한 불교학 수업 과정을 들었다. 당시 선생님이 해 주었던 말이 뇌리에 깊이 박혔다.
“사람이 하는 가장 큰 실수는 언제나 본인이 옳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 후로 나의 좌우명은 ‘내가 틀릴 수도 있다’로 바뀌었다. 그래서 파란 눈의 승려 비욘 나티코 린데블란드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가 출간되었을 때는 그 제목이 매우 반갑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했다. 불교에서는 모든 현상은 인연을 따라 생겨나는 것으로, 영원히 고정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고 강조한다.
-98 p / <석가모니가 아들러를 만났을 때>

주말에 이든서재에서 최근 출간한 우뤄취안 작가님의 <삭가모니가 아들러를 만났을 때>를 읽으며 마음의 찌든 때가 벗겨져나간 기분이었습니다. 사람이라면 필연적으로 사회 속에서 누군가와 부대끼며 살아갑니다.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누구도 피할 수 없지요. 가정, 학교, 직장 등에서 우리는 마음의 안식을 얻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힘을 얻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모든 것이 버거워질 때가 있습니다. <석가모니가 아들러를 만났을 때>는 괴로움, 실망, 절망 등과 같은 온갖 부정적인 감정으로 마음이 힘들 때 어떻게 하면 그러한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쓴 우뤄취안 작가님은 서른살이 되던 해부터 <금강경>을 읽으며 불교 공부를 했는데요. 단순히 불교를 공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불교의 교리를 자신의 직업인 ‘심리상담사’에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내담자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나는데 불교가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금강경>을 통해 우리가 겪는 괴로움의 실체를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단,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책이 불교 신자 혹은 불교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독자를 대상으로 쓴 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는 불교 신자도 아니고 불교에 깊은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 책을 읽는 데 전혀 부담이 없었습니다. 작가님은 <금강경>의 내용을 어렵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상담 사례 및 금강경의 내용을 에세이 형식으로 썼습니다. 그래서 보통의 에세이를 읽듯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장점입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내담자들의 이야기는 비단 그들만의 개인적인 이야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일들과 감정들이 가감없이 쓰여 있어서 읽는 내내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깊은 상처를 받아 사람들을 오랫동안 불신한 적이 있었고, 열등감에 시달린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더 좋은 복수를 할 수 있는 방법이 혹시라도 있는지 기대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그렇게 하찮은 데 저의 시간과 에너지를 쓸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모든 것이 무상(無常)하므로 탐욕과 탐심을 내려놓으라고 이야기합니다. 욕심이 없으면 강해진다는 ‘무욕즉강’의 상태는 예민함, 날카로움 등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자비를 베풀 때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금강경>을 혼자 읽으려고 하면 어려워서 금방 그만두게 됩니다. 그렇다고 전문 해설을 같이 읽으면 그저 공부가 되어 버립니다. <석가모니가 아들러를 만났을 때>는 <금강경>의 내용 중에서도 ‘나와 타인, 우리가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행복한 삶에 관하여’, ‘집념을 내려놓을 때 진정으로 누리는 자유’ 등이 담담한 필체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작가님은 불교학에 조예가 깊지만 현학적으로 자신의 지식을 뽐내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독자가 글을 편하게 읽도록 배려해주면서 <금강경>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은 이 책의 313쪽에서 ‘나 자신’을 어느 때보다 강조하는 요즘 시대는 다양한 가치와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우리는 공허하고 허무함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기쁨과 쾌락을 추구하면 추구할수록 삶은 오히려 불행해지므로 <금강경>의 가르침이 독자들의 필요에 대한 해답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는데,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지금보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서 부정적인 감정들을 씻어내고 싶은 분들에게 <석가모니가 아들러를 만났을 때>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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