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루 :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해체 데이비드 매콜리 건축 이야기 7
데이비드 매콜리 지음, 윤영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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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건물의 전체 바닥 면적형태높이를 결정하려면 다른 수많은 요인을 함께 고민해야 했다가장 중요한 건 부지의 크기와 건설 비용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이었다먼저임대 공간이 최소한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계산한 후 바닥 면적을 결정했다건물을 짓는 데 들인 비용을 임대료로 메워야 했기 때문이다그다음 건물의 형태는 뉴욕시의 토지 이용 제한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건물을 아무리 높게 짓더라도 저층까지 빛이 충분히 들고 공기 순환이 원활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법의 목적이었다.

-7 p / <마천루> / 데이비드 매콜리 다산어린이



 

데이비드 매콜리의 건축 이야기 시리즈는 인간이 세운 세계를 해부하는 예술서입니다. 최근 다산어린이에서 데이비드 매콜리 건축 이야기 시리즈가 출간되어 즐겁게 읽고 있는데요. 이 글에서는 이 시리즈의 7권인 <마천루>에 대해 리뷰하려 합니다. <마천루>의 부제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해체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구조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작가님은 세밀한 펜선을 통해 도시의 신화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해부하듯, 정밀하게 보여줍니다. 한 장, 한 장 성실하고 정성껏 그려낸 마천루의 단면도는 마치 도시의 혈관과도 같습니다. 우리는 평소 혈관을 생각하면서 살지 않습니다. 그러나 혈관이 멈추면 인간의 생명은 끝이 나지요. 건축도 마찬가지입니다. 건축을 이루고 있는 근본적인 요소는 바로 도시의 혈관을 이해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건물의 모습이 아닌, 도시의 핵심인 마천루를 구조적으로 파헤침으로써 인간의 문명 중의 하나인 건축을 보는 눈을 키워줍니다.






 

1920년대 말 맨해튼은 모두가 인정하는 고층 건물의 천국이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마천루가 지어지게 된 배경 등도 간략하게 보여줌으로써 인류사에서 이러한 건물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빌딩과 마천루는 비슷한 듯 차이가 있는 건축물입니다. 빌딩은 마천루에 비하면 일반적인 건물이지요. 마천루는 초고층 건물로 야망, 문명을 상징하는 건축물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엠파이어 스테이트가 대표적인 마천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인류 문명의 야말을 보여주는 마천루가 어떠한 방식으로 지어지게 되었는지를 기초부터 꼭대기까지 차근차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보여줍니다. 설명과 이야기만 있다면 복잡한 건축물의 구조가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을텐데, 그림과 함께 있어서 이해가 잘 된다는 게 이 책의 큰 장점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책의 시작이 마천루를 처음부터 짓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철거작업을 거친 후 짓는 작업을 보여준다는 것인데요. 왜 이러한 작업을 거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와 배경은 책을 읽어보시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저는 매일 서울 한복판의 빌딩(초고층은 아니지만, 14층이라 꽤 높지요)으로 출퇴근을 하면서도 그 건물의 구조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빌딩이라는 구조물의 해체와 복원 과정을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인류 문명의 위대함 그리고 제가 이러한 건물이 있기에 누리고 있는 점들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건축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고, 평소 관심도 없는 편이었기에 책을 읽기 전에는 과연 내가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 책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부분은 철거 작업에 대한 내용입니다. 건물을 부수는 과정은 단순한 파괴가 아닙니다. 이 작업 안에 들어있는 것은 노동, 기술, 기억입니다. 세우는 작업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감추어졌던 층위가 무너져내릴 때 비로소 어떻게 존재했는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철거 장면은 문명의 단면도가 완성되는 순간입니다. 이 책에서는 철거작업을 아주 세밀하게 보여주는데 가령 해체 작업자들은 석고 천장, 통풍관, 통풍구, 조명 기구를 뗴어 냈다. 물탱크, 펌프, 더 이상 필요 없는 각종 파이프도 제거했다.(46 p)’와 같은 부분을 읽을 때에는 제가 마치 그 철거작업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우리는 보통 완성된 건물만 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철근이 놓이고, 기둥이 세워지고, 다시 해체되는 모든 과정을 정밀한 펜 스케치로 보여줍니다. 그림 하나하나가 일종의 도시의 X-ray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들은 도시를 보는 눈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책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또한 건축물, 인류 문명과 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특히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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