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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달 ㅣ 다산어린이문학
도미야스 요코 지음, 이구름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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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말했지? 달빛 마을에는 옛날부터 그런 설화가 많이 전해 내려왔다고. 아름다운 딸이 늑대신의 아내가 되면 인간인 딸과 늑대신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난다는 이야기도 있어.”
할머니가 탁자 앞으로 살며시 몸을 내밀었다.
“그리고 인간과 늑대신 사이에서 태어나는 아이는 쌍둥이래.”
-194 p / <두 개의 달>

저는 아동문학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지만, 도미야스 요코 작가님의 <수상한 이웃집 시노다> 시리즈는 무척 좋아합니다. 어른인 제가 읽어도 재미와 감동 모두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너무 현실에 갇혀 있는 이야기보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들어간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도미야스 요코 작가님의 작품은 판타지 장르의 성격이 강해서 저의 취향에 잘 맞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야기가 치밀해서 끝까지 읽어야 전체 내용이 이해된다는 것도 작가님의 강점입니다. 아무튼 <수상한 이웃집 시노다>는 제가 <해리포터> 시리즈 이후로 즐겁게 읽은 유일한 아동문학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도미야스 요코님의 신작 <두 개의 달>이 다산어린이에서 출간되었을 때도 기대가 컸습니다. 게다가 동화가 아닌, ‘청소년 소설’이어서 더욱 설렜습니다. 이번 소설에서는 과연 어떤 이야기로 독자들을 매료시킬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한 장씩 넘겼습니다.

<두 개의 달>은 아프고, 신비롭고,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수상한 이웃집 시노다>에서처럼 ‘신비한 능력’을 지닌 아이들이 등장하여 미스터리함과 긴장감을 이야기에 만들어 주면서 뒷이야기를 계속 궁금하게 만듭니다. 이 아이들은 각각 ‘미즈키’와 ‘아카리’라는 이름을 가진 10대 중반의 여자 아이들입니다. 모두 이름에 ‘月(달)’이라는 한자가 들어가는 아이들이지요. 사실 두 아이의 이름에 ‘달’이 들어간 건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수몰된 마을이 잠겨 있는 호숫가 근처에 별장을 가지고 있는 ‘츠다 할머니’는 미즈키와 아카리를 입양하려 합니다. 그 아이들이 ‘14년 전 4월 출생’, ‘부모를 비롯한 혈육이 아무도 없음, 혹은 소재가 불명확함’, ‘출생 장소 및 출생 시의 상황이 불명확’, ‘출생과 연관된 단서가 있어야 하며 그 단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달과 관련이 있음’이라는 조건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츠다 할머니는 왜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아이들을 찾았을까요? 이 소설은 도입부부터 이렇게 독자의 의문을 만들어 냅니다. 설마 불순한 목적으로 아이들을 입양하려 하는 건 아닌지 한 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가도, ‘슬픈 냄새’를 갖고 있다는 츠다 할머니에게 어떠한 상처가 있을까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계속 읽어나갔습니다.

츠다 할머니가 왜 이 두 아이를 입양하려 했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는 책의 중반부를 넘어가면서부터 차차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츠다 할머니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지요.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족, 친구 등과 같이 늘 곁에 있지만 소중함을 매번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떠올렸습니다. 마치 공기처럼 너무나 당연히 곁에 있어서 말을 함부로 한 적이 있는 건 아닌가 반성을 했습니다. 제가 했던 마지막 말이 그 사람이 저에게서 들었던 마지막 말이라면, 저는 매 순간 말을 조심히 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츠다 할머니 역시 자신이 했던 말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기에 그토록 아파하고 후회하고 슬퍼했던 것이지요. 이 소설은 잔잔한 감동과 더불어 독자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인연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들어 줍니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이 읽기에도 참으로 아름다운 소설입니다. 올해 나온 신간 중에서는 단연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소설이라고 해도 과찬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도미야스 요코 작가님의 다음 신작도 벌써부터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