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옛사람의 치맛자락을 부여잡다
김소울 지음 / 담다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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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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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25년도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세월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고 느낍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출근-퇴근-집을 반복하며 열심히 살아가고는 있는데, 마음 한 켠이 자꾸만 허전하고 외롭고 쓸쓸한 건 도무지 해결되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점점 시들어간다고 느낄 무렵, 도서출판 담다에서 출간한 김소울 작가님의 <불혹, 옛사람의 치맛자락을 부여잡다>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국어국문학과 역사학을 전공한 작가님의 구비문학 에세이입니다. 작가님은 어린 시절부터 구비문학에 관심이 많았고, 대학 시절에도 구비문학 수업을 열심히 수강했다고 합니다. 저는 솔직히 <춘향전>이 너무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는데, 작가님은 <춘향전>이 무척 흥미로웠다고 해요.




 

이 책이 만약 구비문학에 대한 지식만 잔뜩 나열한 책이었더라면, 저는 몇 장 읽다가 덮어버렸을 것입니다. 이 책은 구비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사실 작가님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이 책 내용의 중심적인 주제입니다. 그동안 여성으로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받았던 상처, 아픔 등을 구비문학을 가져와 멋진 에세이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지요. 작가님은 자기 안의 여성성을 깨워 섬세한 감성으로 씨실과 날실을 엮어 내듯 심미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면서 주체적으로 살아가면 좋겠다라고 이 책의 첫 장에 썼습니다. 이는 작가님 본인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던지는 말이기도 하지요.




 

작가님은 사랑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그러나 원하는 사랑을 받지 못했던 유년 시절의 성장통부터 불혹에 가까운 지금까지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이 책 속에 썼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일기, 에세이가 아니라 <삼국유사>, <토끼전>, <설화>, <무가> 등과 같은 옛 이야기와 함께 쓰고 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마치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 이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그러면서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여성의 이야기여서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요즘은 SNS를 통해 자신의 삶을 꾸미고 내세우는 것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아픔, 상처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사람은 거의 없지요. 하지만 작가님은 이 책에서 자신을 애써 꾸미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동안 힘들고, 외롭고, 상처받았던 일들을 담담하게 씁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울컥했던 부분이 많았던 건 바로 작가님의 솔직함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잘났다, 나는 이런 것도 안다라는 것을 내세우는 게 아니라, ‘나는 이렇게 힘든 일이 있었고, 그래도 잘 살아왔다.’라는 게 잘 느껴져서 저도 많은 힘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국문학을 공부할 때 사실 구비문학에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저 말도 안되는, 허무맹랑하고, 플롯도 엉망인 옛 이야기 정도로만 치부했지요. 그런데 작가님은 구비문학 속에 담겨 있는 옛 사람들의 욕망을 아주 철저하게 파헤치면서, 자신의 삶에서 그 이야기가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를 씁니다. 저는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구비문학을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불혹, 옛사람의 치맛자락을 부여잡다>30대 이상 여성들이 읽으면 정말 많은 것들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는 책입니다. 아무리 양성평등이 실현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은 사회적인 약자입니다. 그럼에도 앞으로 어떻게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현명하게 살아갈 것인가를 이 책에서 생각하게 만듭니다. 구비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도 이 책을 읽으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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