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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1분 철학 관계수업
서정욱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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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관계는 본질적으로 이런 상대성 위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절대적인 잣대를 들이댄다면 어떻게 될까요? 분명 협상이나 계약처럼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절대적 기준이 중요하지만, 일상의 대화나 감정의 교류에서는 오히려 유연하고 상대적인 시각이 더 도움이 됩니다.
-37 p <만화로 보는 1분 철학 관계수업>

파격적이고 재미있고 실용적인 철학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바로 서정욱 작가님의 <만화로 보는 1분 철학 관계수업>입니다. 일단 이 책에는 철학자 프로타고라스, 제논, 아리스토텔레스, 아우렐리우스, 볼테르, 칸트, 쇼펜하우어, 니체, 사르트르, 레비나스의 철학적인 담론이 등장합니다. 무려 10명의 철학자,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에게는 어마어마한 무게가 느껴지는 철학자들인데요. 사실 이 철학자들의 철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책 한 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철학자들의 사상을 고리타분하고 어렵게 나열하지 않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이 복잡한 세상에서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해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보통 철학이라고 하면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형이상학 정도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인간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서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인간관계만큼 어려운 것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이 책은 올컬러판 ‘만화’입니다. 마치 웹툰을 보는 것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저도 철학책이 만화로 출간된 건 처음 봤는데, 글밥이 많이 없음에도 핵심적인 내용이 들어 있어서 ‘와, 정말 편집을 잘 한 책이다’라고 감탄했습니다.

작가님은 철학 자체는 혼자의 행위가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뜻한다고 썼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인간은 인간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사는 존재인가’라는 질문과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프로타고라스가 말재주만 있는 소피스트 정도인 줄 알았습니다. 프로타고라스 편을 읽다보니, 그가 생각한 인간관계의 상대성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상대적인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유연한 시각이 될 수 있기에 프로타고라스의 인간관을 저도 한 번 일상에서 적용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논의 이야기도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제논은 쾌락을 멀리했습니다. 보통 쾌락을 멀리한다고 하면 너무 금욕주의자가 아닌가 싶을 것입니다. 저 역시 그런 생각으로, 조금은 제논의 주장이 극단적은 것은 아닌가하고 책을 읽어나갔는데요. 제논은 쾌락이 우리 영혼을 흐리게 한다고 보았습니다. 쾌락이 중심이 되면 이성의 판단이 흐려지고, 인간관계도 금세 이기적인 거래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쾌락을 멀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납득할만한 논리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의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금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학창시절에도 공부보다 더 힘든 게 친구관계였고, 사회에 나가보니 역시 많은 사람들을 대하는 게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때마다 <만화로 보는 1분 철학 관계 수업>에서 읽었던 내용들을 떠올리며 좀 더 현명한 입장을 취할 계획입니다. 철학이 단순히 상아탑에서나 논의되는 고고한 인문학이 아니라, 이렇게 인간관계에서도 많은 깨달음을 주게 하는 것을 알게 한 서정욱 작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인간관계를 철학자들의 깊이있는 사상으로 생각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만화로 보는 1분 철학 관계수업>을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