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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 송정 김복태 자서전
김복태 지음 / 어깨위망원경 / 2025년 3월
평점 :
이 포스팅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용기를 내자 누군가 다가와 돈을 건네며 하나만 꺼내달라고 했다. 장사를 시작하고 이뤄낸 첫 성과였다. 신기했다. 내가 파는 물건을 사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마냥 신기하고 고마웠다. 그곳은 고향이 아닌 서울이었다. 서울이라는 곳의 북적거리는 길 위에서 내가 물건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109 p /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최근 나갔던 독서모임에서 한 회원분이 ‘자서전’ 읽는 것을 좋아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자서전에는 작가의 인생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 이야기를 듣고, 좋은 자서전 한 권을 2025년 상반기가 끝나기 전에 읽어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2025년도 어느덧 상반기가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 왔는데, 저는 올해 초 다짐했던 일들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벌써 마음이 헤이해졌다고 할까요. 이런 저의 마음을 다잡고 본받을 만한 인물이 자서전을 읽으며 자극을 받기 위해 좋은 책이 있을까 찾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마침 어깨 위 망원경 출판사에서 송정 김복태 작가님의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김복태 작가님은 택시운전사로 일하다 운수회사를 차린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무려 삼십 대에 삼우운수를 인수하고, 1993년에는 동일운수를 합병, 2012년에는 검단교통까지 인수했습니다. 원래부터 금수저였다면 이런 인생의 여정이 당연한 결과였겠지만, 온갖 힘든 일을 하면서 올라온 분이라 그런지 그 분의 자서전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서전은 말 그대로 자기(自己)가 쓴 자기(自己)의 전기(傳記)입니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읽어보면 과연 작가 본인이 쓴 글일까하는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대필작가의 글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은 글을 쓸 시간이 없기 때문에 자서전 작업을 대필작가에게 맡기는 경우도 흔합니다. 아무래도 전문 작가의 손을 거치면 훨씬 더 좋은 글이 나오겠지만, 작가가 직접 썼을 때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솔직함은 훨씬 더 떨어지게 됩니다.
다행히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는 김복태 작가님이 직접 한 글자, 한 글자 진솔하게 쓴 글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가님은 ‘가난’이 자신과 가족 모두를 힘들게 했다고 고백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가난’에 좌절을 하지만, 작가님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이 한글을 배울 나이에 지게를 짊어지고, 소가 먹을 풀도 베어야 하고, 땔나무도 산에 올라 직접 구해야 했지만 자신이 짊어진 삶에 대해 불평을 하지 않았습니다. 불평을 할 시간에 희망을 보았고 피나는 노력을 했습니다. 작가님이 지나온 삶을 읽고 있다가 저도 모르게 가슴이 찡해져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게 인생을 고군분투하며 노력해온 사람의 시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작가님의 아버지는 남의 집 머슴을 살았고, 어머니는 불철주야 일에 매달렸지만 생활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가님은 큰 결심을 하게 되는데요. 바로 서울로 올라가기로 한 것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꼴을 베어 남의 송아지를 애지중지 키워준다고 한들 성공할 수 없고, 아무리 애써서 지게에 땔나무를 실어 날라도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작가님은 큰 꿈을 안고 서울로 가야한다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이 결심이 작가님의 인생을 바꾸어 놓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서울로 올라가서 순탄한 인생이 펼쳐질 리는 없습니다. 오히려 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지요. 작가님은 서울 구석구석 돌아다니지 않은 곳이 없고 이것저것 안 해본 일이 없다고 합니다. 길에서 자는 일도 있었고, 밤새도록 벌레에 몸을 뜯기는 일도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누군가 버리거나 흘린 음식을 주워먹은 일도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열악한 조건과 환경을 딛고 성공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하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책을 읽는 동안 숙연해졌습니다.
저는 ‘노력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여전히 믿습니다. 물론 주어진 환경에 따라 누군가는 인생을 쉽게 살 수도 있고, 누군가는 그 환경을 극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저는 송정 김복태님 작가님처럼 저를 둘러싼 모든 것을 극복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는 느슨하고 나태해진 저에게 따끔한 회초리같은 책이었습니다. 무료한 인생을 살고 있다면, 큰 감동과 자극을 받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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