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간을 모으는 생쥐
소중애 지음, 이강훈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5년 4월
평점 :
#시간을모으는생쥐 #소중애 #열림원어린이 #아동문학 #동화 #추천도서
“어려운 시간도 잘 지내면 좋은 추억이 되는군요.”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어. ‘채근담’이라는 책에는 ‘모든 생명을 귀히 여기며 쥐를 위해서 늘 밥을 남겨 두라.’라고 했는데 나는 생쥐에게 줄 밥풀 하나도 없었어. 그게 오랫동안 마음에 걸렸어.”
-85 p / <시간을 모으는 생쥐>

<시간을 모으는 생쥐>는 제목부터 호기심이 생기게 만드는 동화입니다. ‘정말 생쥐가 시간을 모은단 말이야?’라는 의문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시간을 모으는 재주를 가지고 있는 생쥐가 등장합니다. 이 생쥐는 할머니와 함께 빨간 스웨터 안에서 살고 있는데, 할머니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고 할머니를 위하여 이곳저곳으로 시간을 모으러 다닙니다. 자신의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시간을 말이지요. 저는 시간을 빨리 보내고 싶은 사람과 시간을 모으고 싶은 생쥐라는 설정이 무척 특이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생쥐는 시간 자루를 가지고 시간을 모으기 위해 집을 떠납니다.

저도 굉장히 힘들고 지루한 시간을 지날 때는 ‘이 시간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지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은 1분 1초도 아깝고 아쉽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면서 한편으로는 같은 의미로 다가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과연 시간을 모으러 다니는 생쥐는 할머니를 위한 시간을 잘 모을 수 있을지 궁금한 마음을 가지고 책을 계속 읽어나갔습니다.

생쥐는 먼저 책을 읽기 싫어하는 웅이라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야 하는 시간을 가져갑니다. 웅이는 책을 다 읽어야만 엄마가 갈비를 사준다고 했습니다. 웅이는 책은 읽기 싫지만, 갈비는 빨리 먹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연습생 시절을 힘들게 보내고 있는 누나에게서도 시간을 가져갑니다. 누나는 연습생을 거치지 않고 빨리 데뷔를 하고 싶었거든요. 말썽꾸러기 쌍둥이를 키우는 엄마가 힘들어보여서, 생쥐는 엄마에게 20년이라는 시간을 가져가기도 합니다. 쌍둥이가 20년 뒤에는 말썽을 피우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병에 걸려 곧 세상을 떠나게 될 할아버지의 남은 시간도 가져갑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 곁으로 빨리 가고 싶어했으니까요.

이렇게 생쥐는 시간이 필요 없어보이는 것 같은 사람들에게 시간을 가져다가 할머니에게 가져다 드립니다. 하지만 세상에 쓸모없는 시간이 있을까요? 불행하고 힘든 시간이 없어진다면 늘 즐겁고 행복한 날만 남게 될까요? 이 동화는 독자들에게 시간이 과연 사람에게 무슨 의미인지를 생각하게 만들어 줍니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는 판타지 동화인 줄 알았는데, 성인 독자인 저도 깊게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는 동화여서 독서를 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아직 시간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어린이들이 읽는다면, 좋은 교훈을 줄 만한 동화입니다.
<시간을 모으는 생쥐>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그리고 앞으로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도 고민하게 해줍니다. 이 책이 많은 독자들을 만나서 허투루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들이 적어졌으면 합니다. 오랜만에 좋은 교훈을 주는 동화를 만나 즐거운 독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