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 - 요양원을 탈출한 엄마와 K-장녀의 우당탕 간병 분투기
유미 지음 / 샘터사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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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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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다.

누구나 한 번은 죽고, 각자 죽음이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지 모른다. 우리 엄마는 객관적으로 죽기 아까울 만큼 젊은 나이도 아니고, 나름 삶을 충분히 누리고 살았다. 그러므로 지금 하늘나라에 가도 그리 아쉽진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남편은 흐느끼는 내 옆에서 말없이 운전했다.

55 p /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






언젠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소설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처음 <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라는 제목의 책을 처음 만났을 때, 그 때 읽었던 그 소설처럼 유쾌하고 재미있을거라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다소 유머러스한 책 제목과는 달리 '늙음과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쓴 유미 작가님의 어머니는 유방암, 신우암, 폐암 3종 세트를 겪은 것으로도 모자라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후의 치료와 요양 과정을 이 책에 담아냈습니다. 수필 형식의 글이어서 읽는 내내 부담이 없었으나, 허구가 아닌 진실이어서 그런지 슬픔이 더욱 확 와닿았습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나이들어감, 병듦, 죽음은 아마도 피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아직 나이가 젊어서 그런지 부모님이 이런 과정을 급속하게 겪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고 사는 중입니다. 하지만 불멸의 존재가 아닌 이상,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해서 <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를 읽으며 이 책은 유미 작가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미 작가님은 나이가 마흔도 되지 않았는데, 어머니의 똥 기저귀 가는 일을 하며 충격을 받습니다. 엄마를 요양원에 모셨지만, 늘 마음이 불편합니다. 작가님은 엄마가 생활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받아 보면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고 합니다. 생일날 거하게 차린 상을 받은 엄마가 고깔모자를 쓰고 웃는 모습, 옆에서 박수를 쳐 주는 할머니들, 고스톱을 치는 엄마, 정원에서 꽃을 만지는 엄마... 그러나 요양원은 좋은 순간만을 골라 보호자에게 보여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한편으로는 무척 괴로워합니다.




결론적으로는 해피엔딩인 책이지만,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했습니다. 작가님의 슬픔이 책 속에 너무나 솔직하게 담겨 있어서일까요. 이제 우리나라는 고령화시대에 접어든지 오래입니다. 늙어감, 병듦, 죽음에 대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야 할 시기가 지났을지도 모릅니다. 유미 작가님과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께 <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가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모녀 간의 정, 사랑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도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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