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로 - 곰베 침팬지들과 함께한 30년 사이언스 클래식 40
제인 모리스 구달.제인 구달 연구소 지음, 이민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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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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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몇 년에 걸쳐 서서히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침팬지들의 기본적인 공격 패턴이 인간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의 공격 행위가 상대방에게 야기하는 고통에 대한 이해는 우리와 판이하다. 침팬지에게는 동료의 욕구와 호오를 적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공감하고 이해할 능력이 있다. 하지만 고의로, 즉 상대방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학대를 행할 수 있는 것은 인간뿐이다.


-185 p / <창문 너머로> / 제인 구달 /





어릴 적, 제인 구달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짤막한 책을 읽고 크게 감동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침팬지에 대해 별로 관심도 없었고, 동물은 사람보다 더 열등한 생명체라고 막연히 생각했기에 평생 침팬지를 연구했다는 제인 구달이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즈음엔 벅차 오르는 감동 때문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평생 침팬지를 연구하고 그들의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 멋진 여성 과학자의 일생이 마음에 깊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제인 구달이 아니었다면, 침팬지의 세계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한 채 인간 중심주의 사고방식에 빠져 살았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침팬지 최근 사이언스북스에서 제인 구달의 <창문 너머로>를 출간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일에 치이고 바쁘더라도 이 책만큼은 반드시 완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인 구달의 <창문 너머로>는 침팬지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입니다. 어려운 학술서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마치 수필처럼 부담없이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인류가 해온 침팬지에 대한 연구가 이 책에 집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이 책에는 침팬지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인 구달은 이 책에서 침팬지는 다른 어떤 생물보다 우리와 닮았다고 씁니다. 뇌 구조와 신경계, 사회적 행동과 인지 능력, 감정 능력에서도 사람과 침팬지는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는 것입니다. 제인 구달은 30년 넘는 기간 동안 침팬지를 연구하면서 침팬지도 인간처럼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기쁨과 재미를 느낄 줄 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침팬지는 두려움과 슬픔, 고통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인 구달은 침팬지에 대한 이해가 다른 비인간 동물 종에 대한 더 깊은 이해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씁니다. 제인 구달은 과학자이지만 인문학을 전공자 그 이상으로 세계, 인간, 동물과 비동물을 고찰해 낸 엄청난 재능의 연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제인 구달이 직접 침팬지를 찍은 사진 자료들이 들어 있습니다. 정말 귀한 자료들이지요. 가령 침팬지 패티가 장난으로 지지의 귀를 무는 사진, 침팬지 허프리와 아테나가 입 벌린 입맞춤으로 인사하는 사진, 침팬지 비비가 털을 고르는 사진, 어미를 떠나 성체 수컷들과 여행을 시작하는 침팬지 고블린의 사진 등 마치 '인간'처럼 행동하며 감정을 느끼는 침팬지들의 모습이 책 속에 실감나게 들어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제가 얼마나 인간 중심주의적인 사고 방식에 빠져 삶을 살아왔는지를 깊이 반성했습니다. 침팬지를 비롯한, 아무리 지능이 뛰어난 동물이어도 동물은 인간보다 열등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참으로 오만했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런 사고방식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침팬지 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의 삶도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창문 너머로>는 저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남겨준 책입니다. 제인 구달이 순수한 마음으로 일생을 바쳐 침팬지에 대한 많은 연구를 하고 인류에게 훌륭한 자산을 남긴 것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고 오래도록 기억할 생각입니다. 최재천 생명 다양성 재단 이사장님의 추천사처럼 플로와 피피, 길카와 지지, 엘리사와 그렘린, 골리앗과 마이크, 피건과 고블린, 호메오와 에버레드, 그리고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는 저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입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 환경과 생태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제인 구달의 <창문 너머로>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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